[단독] [정윤회 문건 파문] 朴경정 “나는 공무원입니다”… 억울함 눈물로 호소

[단독] [정윤회 문건 파문] 朴경정 “나는 공무원입니다”… 억울함 눈물로 호소

입력 2014-12-02 00:00
업데이트 2014-12-02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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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동승한 본지 기자에 호소 “떳떳… 출국하는 일 없을 것”

1일 오전 6시 55분, 서울의 한 경찰서. ‘정윤회 국정 개입 의혹 문건’ 작성과 유출 의혹을 받는 박모(48) 경정은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 굳게 입을 다물었다. 지난달 27~28일 휴가를 냈던 박 경정은 28일 세계일보의 청와대 감찰 문건 보도 이후 처음 출근했다. 박 경정은 담담한 표정으로 “문서를 유출한 적 없다” “검찰 조사에 임하겠다”는 두 마디만 남기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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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문건 유출’ 의혹 등을 받고 있는 박모 경정이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근무하다 올해 2월 일선 경찰로 복귀할 때 자신의 물품을 2주간 보관한 곳으로 알려진 서울경찰청 정보부의 외근 사무실인 남산 정보분실의 1일 모습.
‘청와대 문건 유출’ 의혹 등을 받고 있는 박모 경정이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근무하다 올해 2월 일선 경찰로 복귀할 때 자신의 물품을 2주간 보관한 곳으로 알려진 서울경찰청 정보부의 외근 사무실인 남산 정보분실의 1일 모습.


‘청와대 문건 유출’ 의혹 등을 받고 있는 박모 경정이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근무하다 올해 2월 일선 경찰로 복귀할 때 자신의 물품을 2주간 보관한 곳으로 알려진 서울경찰청 정보부의 외근 사무실인 남산 정보분실실 3층을 쓰는 정보분실의 한 사무실 내부 모습.
‘청와대 문건 유출’ 의혹 등을 받고 있는 박모 경정이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근무하다 올해 2월 일선 경찰로 복귀할 때 자신의 물품을 2주간 보관한 곳으로 알려진 서울경찰청 정보부의 외근 사무실인 남산 정보분실실 3층을 쓰는 정보분실의 한 사무실 내부 모습.
오전 8시 30분. 박 경정은 간부회의에 참석하는 대신 이틀 휴가를 내고 경찰서를 빠져나왔다. ‘사실을 바탕으로 문건을 작성했습니까?’, ‘정윤회씨를 실제로 만난 적이 있습니까?’, ‘문건이 도난됐다는 보도가 사실입니까?’ 등의 취재진 질문을 뒤로하고 박 경정은 택시에 올랐다. 서울신문 취재진은 재빨리 택시에 동승했다.

‘지금의 상황이 억울하다면 차라리 문건 작성과 유출 의혹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는 것이 어떠냐’고 묻자 박 경정은 “나는 공무원입니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입이 있어도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음을 에둘러 호소한 것이다. 손에는 플라스틱 약통을 들고 있었다. 그는 “내가 심장약을 먹어야 해서 사무실에 있는 약을 가지고 나왔다”며 “할 수 있는 말씀은 다 드렸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법무부의 출국금지 조치와 관련해 “어차피 출국할 일도 없고 검찰 조사를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경정은 “내 문제로 혹여라도 경찰서의 다른 직원들이 업무를 보는 데 지장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고민하다가 다시 휴가를 냈다”며 “떳떳하기 때문에 오늘부터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려고 나왔는데 상황이 이렇게 됐다”고도 말했다.

한편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검찰이 수사하는 상황에서 서울경찰청도 피조사기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수사에 앞서 경찰 차원에서 진상을 파악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검찰 수사를 기다리라고 지시한 상태”라고 했다. 이어 “검찰 수사를 지켜본 다음 박 경정에 대한 인사 조치를 포함해 모든 것을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2014-12-0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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