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10년 만에… 17일 송환
평범한 주부가 마약 운반범으로 체포돼 이국 땅에서 2년간 옥살이를 했던 ‘장미정 사건’의 주범이 사건 발생 10년 만에 남미에서 붙잡혀 국내로 송환된다.16일 검찰과 법무부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강해운)는 국제마약사범 전모(51)씨의 신병을 수리남 정부로부터 넘겨받을 계획이다. 검찰은 전씨의 신병 인도를 위해 항공기 경유지인 네덜란드에 송환팀을 보냈다. 전씨는 17일 오후 2시 50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다.
2004년 전씨 일당은 주부 장미정(당시 34세)씨에게 400만원을 주며 수리남에서 프랑스까지 가방을 운반하도록 했다. 가방 속 내용물이 원석이라고 들은 장씨는 프랑스 파리 오를리 공항에 내리자마자 마약 소지 및 운반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가방에는 원석 대신 코카인 37㎏이 들어 있었다. 장씨는 카리브해에 있는 프랑스령 마르티니크 교도소에서 복역하다 2006년 11월 석방됐다. 이후 장씨 사건을 소재로 만든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이 지난해 개봉됐다. 이 영화를 통해 외교부와 프랑스대사관이 자국민 보호에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전씨는 수리남 현지에서도 마약범죄를 저지르다 적발돼 추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05년에는 공범 조모씨가 국내에서 검거됐고, 또 다른 공범 조모씨는 2011년 수리남 등지에서 마약 운반을 계속하다 브라질에서 체포됐다. 공범 2명은 모두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신병을 넘겨받은 뒤 추가 조사를 거쳐 전씨를 기소할 예정이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2014-12-1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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