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보면 혈압이”…세월호 피해자, 법정서 울분 토로

“해경보면 혈압이”…세월호 피해자, 법정서 울분 토로

입력 2015-01-20 11:21
수정 2015-01-20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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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일 전 목포해경 123정 정장 1회 공판

세월호 구조활동을 부실하게 한 전 목포해경(해양안전본부) 123정 정장 김경일(57) 경위의 재판에서 피해자들이 해경에 대한 울분을 쏟아냈다.

광주지법 형사 11부(임정엽 부장판사)는 20일 구조 업무를 맡은 현장 지휘관으로는 처음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 경위에 대한 1회 공판을 열었다.

재판부로부터 피해 진술 기회를 얻은 사고 당시 세월호에 탔던 화물차 기사 윤모씨는 “헤엄쳐서 보트까지 가서 보트를 타고 구조선에 옮겨타 보니 승무원들이 구조돼 있더라”며 “지금도 울분이 쌓이고 해경만 보면 혈압이 오른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화물차 기사 허모씨는 “(해경은)늦게 도착해 멀리서 불구경하듯 헤엄쳐 나오는 사람이나 구조하고 누구 한 사람도 선실로 뛰어들어가 구조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며 “자기들만 살려고 한 승무원과 다를 바 없는 해경을 보면서 심장이 터지고 미칠 것 같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검찰의 모두 진술과 변호인 의견 진술, 문서 증거 조사 등이 이뤄졌다.

김 경위의 변호인은 “김 경위는 과실범이어서 승무원, 청해진해운·고박업체 관계자, 운항관리자들과 공동정범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해 재판 과정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변호인은 또 “눈에 보이는 승객 구조에 급급해 퇴선유도 방송을 못 했지만 방송을 했더라도 제대로 전달됐을지, 전달됐다면 배가 상당히 기운 상황에서 승객들이 바다로 뛰어들었을지 의문”이라며 “헬기나 123정이 도착했을 때 승객들이 조금씩 나오고 있어 계속 나올 것으로 생각했다”고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이날 오후 열리는 이준석 선장 등 승무원 재판의 항소심 첫 재판에 맞춰 법원을 찾아 이번 재판을 방청한 유가족 등은 웅성거리며 반발했다.

한편 재판부는 오는 26일 목포에서 헬기와 여객선 등을 동원해 세월호 사고 당시와 유사한 상황을 연출, 현장검증을 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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