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는 항암버섯 나눠줄게” 애타는 난치병 환자 등쳐

“남는 항암버섯 나눠줄게” 애타는 난치병 환자 등쳐

입력 2015-03-29 10:28
수정 2015-03-29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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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버섯을 공짜로 받을 수 있다고 속여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난치병 환자와 가족들을 등친 3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이모(30)씨를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9월 16일부터 11월 16일 사이 유모(30)씨 등 피해자 8명에게 ‘차가버섯’이란 버섯을 무상으로 나눠주겠다고 속여 369만원을 뜯었다.

조사결과 이씨는 지난해 중순 간·신장 이식대기자들이 모인 한 인터넷 카페에 가입한 뒤 고가의 약재 값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아는 전문가이니 카카오톡으로 상담해 보라”며 자기 연락처를 남겼다.

피해자가 연락을 해 오면 이씨는 대학교수나 카페지기 등을 연기하며 “나도 아버지가 아픈데 차가버섯으로 효험을 봤고, 남는 분량이 생겨서 주변에 나눠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충분히 피해자들의 신뢰를 얻어냈다는 판단이 들면 “차가버섯을 나눠줄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도 많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으니 등록비 조로 일정 금액을 내라”고 요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 버섯은 간이식후 회복 등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지면서 상당히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면서 “이씨는 등록비 중 수수료 1천300원을 제한 금액을 나중에 돌려주겠다고도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씨의 이야기는 모두 거짓이었다.

이씨는 경찰에서 “2013년에 생활이 어려워 신장을 팔려다가 ‘신장 한쪽에 5천만원을 주되 사전에 검사를 해야 하니 검사비 60만원을 내라’는 사기에 당한 것을 계기로 비슷한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또 다른 범죄로 지난달 이미 구속된 상태다. 경찰은 그가 2년 전 장기이식을 빨리 받을 수 있게 해주겠다고 속여 부산 등지의 난치병 환자와 가족들로부터 1천700만원을 뜯은 인물과 동일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알려지지 않은 피해가 다수 있을 것으로 보고 이씨를 상대로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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