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해역 중심 수색했으나 반대편서 민간 어선이 발견
잘못된 위치 예측 탓에 해경이 전복된 돌고래호를 빨리 찾지 못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6일 제주해양경비안전서에 따르면 돌고래호는 5일 7시 38분께 추자도 예초리(하추자) 북동쪽 500m에서 어선위치발신장치(V-PASS) 신호가 끊기고 통신도 두절됐다.
같은 업체의 소형 낚시 어선인 돌고래Ⅰ호의 신고를 받은 해경은 V-PASS로 확인된 돌고래호의 마지막 위치와 승선자들의 휴대전화의 최종 발신 위치 등을 파악해 수색에 나섰다.
해경은 당시 조류의 흐름 등을 고려해 교신이 끊긴 지점을 중심으로 동쪽 해역을 집중 수색했다.
수색은 국립해양조사원에서 개발한 표류예측시스템을 기반으로 했다.
해경은 2011년 조류의 방향과 유속을 근거로 표류된 선박 및 실종자의 위치를 찾는 이 시스템을 도입했다.
해경은 이를 통해 사고지점을 중심으로 원을 그리듯 확장해가는 기존 방식이 아닌 돌고래호가 조류를 따라 표류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동쪽 해역을 집중 수색 지역으로 점찍었다.
하지만 돌고래호는 이로부터 11시간 정도 뒤인 6일 오전 6시 25분께 추자도 남쪽 무인도인 섬생이 남쪽 1.1㎞ 해상에서 뒤집힌 채 다른 어선에 발견됐다.
구조 위치는 교신이 끊긴 지점과는 직선거리로 2∼3마일 떨어진 곳으로, 추자도 남쪽 해역이다.
해경이 집중 수색한 지역과는 정 반대편으로, 해경이 자랑하는 표류예측시스템이 완전히 어긋난 셈이다.
해경이 이처럼 엉뚱한 곳을 수색하는 사이 실종자의 시신은 추자도 주변 해역 곳곳으로 흩어졌다.
돌고래호가 발견된 지점을 중심으로 수색이 다시 시작되자 반나절 만에 10구의 실종자 시신이 인양됐다.
일부에서는 사고 당시 추자도 인근 해상에 초당 11m의 북동풍이 불었는데 해경이 이 사실을 간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평현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장은 “표류예측시스템을 근거로 동쪽 해역을 집중 수색한 것”이라며 “실제 배가 발견된 지점은 사실 예측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해경은 표류예측시스템 외에 기름유출 사고와 같은 해양오염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방제지원시스템(KOSPS)도 운용하고 있지만 이 역시 표류예측시스템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해경 측은 설명했다.
해경은 이제 다시 기준을 바꿔 돌고래호 발견 지점을 중심으로 1선 3마일, 2선 5마일, 3선 10마일로 섹터를 정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표류예측시스템 이전 방식으로 돌아간 것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돌고래호 탑승자는 생존자 3명, 사망자 10명, 실종자 8명 등 총 21명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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