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류탄 안전핀 뽑고 “자살하겠다” 대치, 퇴역 군인 검거

수류탄 안전핀 뽑고 “자살하겠다” 대치, 퇴역 군인 검거

입력 2015-09-23 07:49
수정 2015-09-23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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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 캐다가 수류탄 9발 발견·보관”…회수한 수류탄은 불발탄

’전 처가 만나는 남성을 죽이겠다’며 술에 취해 수류탄 1발을 가지고 집을 나선 50대 퇴역 군인이 18시간여 만에 검거됐다.

강원 철원경찰서는 수류탄 1발을 소지한 채 행적을 감췄던 퇴역 군인 이모(50)씨를 23일 오전 7시 8분께 서면 와수리 깃대봉 정상 부근에서 붙잡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등산객(53)의 신고를 받고 깃대봉 정상 부근을 수색한 끝에 이씨를 발견했으며, ‘자살하겠다’며 수류탄 안전핀을 뽑아든 이씨를 20여 분간 설득한 끝에 신병을 확보했다.

이씨가 가지고 있던 수류탄 1발은 경찰 등이 회수해 안전지대에 던졌으나 불발탄으로 확인됐다.

이씨가 대치 끝에 검거된 깃대봉은 전 처와 함께 살던 집에서 가까운 인근 야산이다.

이씨는 경찰에서 “수류탄은 민통선 인근에서 버섯을 캐다가 발견해 신고하려고 보관하고 있었다”며 “술에 취해 전 처와 남자 문제로 다투다가 홧김에 수류탄을 가지고 갔고, 발각 당시 안전핀을 뽑은 것은 자살하려고 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씨의 위치를 신고한 등산객에게 감사장와 함께 300만원의 신고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씨는 지난 22일 오후 1시 20분께 철원군 서면 와수리 전 처와 함께 살던 집에서 술에 취해 말다툼을 벌이다 ‘전 처가 만나는 남성을 죽이겠다’며 수류탄 1발을 가지고 종적을 감춰 군과 경찰이 수색에 나섰다.

당시 이씨는 술에 취해 전 처를 찾아와 가방에 든 수류탄으로 위협하며 말다툼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이씨의 전 처는 사촌 오빠에게 ‘경찰에 신고해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사촌 오빠는 김화파출소에 전화로 신고해 경찰의 출동을 요청했다.

그러나 이씨는 달아난 뒤였고, 이씨가 가지고 온 배낭에서 수류탄 8발이 발견됐다. 경찰은 이를 회수해 군부대에 인계했다.

이씨가 소지한 수류탄은 1970년대 미군이 베트남전쟁 등에서 사용하던 M26 수류탄으로 파악됐다.

또 이씨의 배낭에는 쇠톱과 손도끼 등 약초를 캘 때 사용하는 장비도 추가로 발견됐다.

육군 모 부대 부사관이던 이씨는 2009년 음주 교통사고를 내고서 곧바로 전역했다.

이날 이씨가 18시간여 만에 검거됨에 따라 경찰은 긴급배치 2단계 상황을 해제했고, 주민들도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경찰과 군 당국은 이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수류탄 유출 경로를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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