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사망원인’운수사고’가 부동의 1위 ‘자살’ 밀어내
세월호 참사가 우리나라 10대의 사망원인 통계까지 바꿔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해 5월 시민들이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노란 리본들을 매어놓은 모습.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사망 원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10대 사망원인 1위는 운수사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까지 자살이 부동의 1위였지만 세월호 사고로 순위가 바뀐 것이다.
지난 해 세월호 참사로 인한 사망자 304명 중 250명이 안산 단원고 학생이다. 통계에는 지난 해 10대 291명이 운수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나와 있어 41명을 뺀 10대 사망자 모두가 세월호 참사로 인한 희생자인 셈이다.
전체 사망자 중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은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20∼30대 남성의 자살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자살 사망자는 1만 3836명으로 1년 전보다 591명(4.1%) 줄었다. 하루 37.9명꼴이다. 자살률(인구 10만 명당 자살자)은 27.3명으로 전년보다 1.3명 감소했다. 이 수치는 2008년 26.0명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자살률은 2004년 23.7명이었다가 금융위기 이후 2009년 31.0명, 2010년 31.2명, 2011년 31.7명까지 오르다가 2013년부터 내려가는 추세다.
지난해엔 20∼30대 남성의 자살만 유독 증가했다. 20대 남자 자살률은 21.8로 1년 전보다 4.2% 늘었다. 30대 남자는 36.6으로 0.5%명 증가했다. 지난해 자살한 20∼30대 남자는 모두 2219명이었다. 취업의 어려움이 20~30대 자살 증가의 원인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자살은 20∼30대의 사망원인 1위다.
자살률이 떨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한국의 자살률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0년 넘게 1위를 달리고 있다. 나라별로 비교할 수 있게 ‘인구 표준화 과정’을 거쳐 내놓은 한국의 2013년 자살률은 28.7명으로 OECD 평균(12.0)의 두 배가 넘는다. 일본의 자살률은 18.7명, 미국은 12.5명, 독일은 10.8명이었다.
한국인의 ‘3대 사망원인’은 여전히 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이었다. 이들 요인이 지난해 전체 사망 원인의 47.6%를 차지했다. 암으로 인한 사망이 전체의 28.6%, 뇌혈관질환은 9.9%, 심장질환은 9.1%를 차지했다.
1년 전보다 인구 10만 명당 사망률이 높아진 사인은 폐렴(10.8%)과 고혈압성질환(6.5%), 심장질환(4.4%) 등이다. 모두 노인성 질환으로 꼽히는 것들이다. 뇌혈관질환(-4.2%)과 당뇨병(-3.7%) 사망률은 1년 전보다 낮아졌다.
이미경 기자 btf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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