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내정자 고교후배인 강 청장 ‘이달중 거취표명설’에 경찰 조직 술렁
차기 검찰총장에 김수남 대검찰청 차장이 내정되면서 별안간 강신명 경찰청장의 ‘조기 퇴출설’이 퍼지고 있다.1일 정치권과 관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박근혜 대통령이 김 차장을 차기 총장에 내정한 이후 사설 정보지를 뜻하는 이른바 ‘찌라시’를 중심으로 강 청장이 조만간 거취 표명을 하고 물러날 것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
이들 찌라시에서 제기된 강 청장 조기 퇴출설의 근거는 바로 김 내정자와 강 청장이 고교 동문이라는 점이다.
대구에서 태어나 정통 ‘TK(대구·경북)’인 김 내정자는 대구 청구고를 나왔는데, 경남 합천 태생으로 ‘PK(부산·경남)’로 분류되는 강 청장이 마침 김 내정자의 고교 후배여서 사정기관의 양대 축인 검·경을 특정 고교 출신이 장악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즉, 박 대통령이 김 차장을 차기 검찰총장으로 내정한 것은 강 청장에게 물러나라는 신호를 준 것으로 읽힌다는 게 찌라시의 주된 내용이다.
김 내정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마치고 다음 달 1일 임기를 마치는 김진태 현 총장의 후임으로 임명되기 전에 강 청장이 스스로 물러날 것이라는 얘기다.
일부 찌라시는 강 청장이 물러나는 시기가 경찰 고위직 인사 시즌과 맞물린다는 점을 들어 차기 경찰청장 후보군까지 거론하고 있다.
연말을 앞두고 지방경찰청장 등 수뇌부 인사에 관심이 증폭된 상황에서 경찰청장 교체설까지 나돌자 경찰 내부는 크게 술렁이고 있다. 검찰 인사로 인해 경찰청장이 2년 임기를 못 채울 수 있다는 점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검찰총장 내정 인사와 경찰청장 거취와는 전혀 관계없는 일이라며 찌라시 내용을 일축했다.
이번 검찰총장 내정 인사는 그간의 박 대통령 인사 스타일에 맞춰 지역이나 학력 등을 고려하지 않고 순수하게 해당 인물의 능력이 고려된 결과라는 것이다.
또 이들이 고교 동문이더라도 검·경이 수사권 독립 등으로 여전히 긴장관계가 형성된 상황에서 사정이나 법 집행을 놓고 ‘짬짜미’를 할 가능성이 없고, 내년 8월까지가 임기인 강 청장과 김 내정자의 임기가 겹치는 기간이 그리 길지 않아 문제 될 것이 없다는 게 청와대 내부의 인식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같은 고교 동문이 검찰총장과 경찰청장으로 일하게 될 경우 한 명은 물러나야 한다는 것은 관습적 사고에 불과하다”며 “강 청장이 나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특히 강 청장 조기 퇴출설은 김 내정자가 총장 후보로 거론될 당시 그를 견제하기 위해 경쟁자 쪽에서 퍼뜨린 ‘흑색선전’이 진원지일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이런 얘기를 3주 전부터 들었다”며 “차기 총장 내정 이후 그런 얘기가 다시 나오는데 그야말로 찌라시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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