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마치고 문 연 유치원·어린이집…속타는 학부모들

방학 마치고 문 연 유치원·어린이집…속타는 학부모들

입력 2016-01-11 14:06
수정 2016-01-1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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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두 달만 쉬어도 될까요”…문의 잇따라

경기도 누리과정(만 3세∼5세 무상보육) 예산 파행에 따른 보육대란 속에 유치원과 어린이집들이 방학(자율등원기간)을 마치고 11일 개원했다.

보육대란에 직면한 상황에서 이날 유치원을 찾은 학부모들은 “누리과정 지원금을 학부모가 부담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쏟아냈다.

일부 학부모 사이에서는 문제 해결 전까지 유치원을 잠시 쉬고 집에서 아이를 돌보거나 당분간 누리과정 지원금이 나오는 어린이집으로 갈아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오갔다.

오전 9시께 성남시 분당구 A사립유치원에서 만난 학부모들의 얼굴엔 천진난만한 아이들과는 달리 각정이 가득했다.

한 학부모는 “22만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면 차라리 더 보태서 영어유치원에 보내겠다”며 “뾰족한 대책없이 시간을 보내는 동안 학부모들의 혼란이 더 커진다는 사실을 정부가 알았으면 좋겠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또다른 학부모는 “아이 둘을 키우는 입장에서 누리과정 지원이 끊기면, 추가로 들어가는 보육비가 40만원에 가까워져 유치원 대신 다른 교육기관을 알아볼 예정”이라며 “정부가 해결을 못하고 있으니 지자체라도 나서서 지원을 해줬으면 한다”고 애타는 속내를 드러냈다.

유치원 관계자들은 “설마 누리과정 지원금이 안 나올리가 있겠느냐”며 학부모들을 다독였지만, 사실 속은 더 타는 입장이다.

A유치원은 원아 140명 규모로, 유치원비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누리과정 지원금으로 운영해왔다.

그러나 인건비 지급일인 25일까지 보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아무런 대책이 나오지 않아 유치원 운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A유치원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누리과정 지원금은 학부모가 아닌 유치원에 곧바로 지급된다. 학부모들은 유치원비용 22만원을 할인 받듯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왔던 것”이라며 “계속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22만원을 내야한다’고 학부모들에게 알려야 할 텐데, 비난은 유치원이 다 받게 생겼다”고 불안감을 표시했다.

같은 시각 방학을 마치고 개원한 수원시 장안구 B사립유치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유치원 정문에서 아이들을 맞이하는 원장을 만난 학부모들은 “누리과정 지원금은 왜 갑자기 안 준다는 것이냐”, “두 달 정도 아이를 쉬게 하면 어떻겠느냐”, “어린이집으로 옮겨도 되겠느냐”는 등 각종 질문을 쏟아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보육대란 사태와 관련한 대화가 오갔지만, 해답없는 대화만 맴돌 뿐이었다.

B유치원 관계자는 “학부모들을 상대로 아침부터 같은 말만 계속 반복해 목이 다 쉴 정도”라며 “그나마 학부모들은 걱정 속에서도 누리과정 지원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적 전망을 하고 있지만, 유치원은 신입생까지 받아논 상태라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고 토로했다.

전날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보육대란 문제에 대한 해법이 나오지 않으면 2개월 분의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경기도에서 책임지겠다고 밝혔지만, 어린이집의 불안감도 가시지 않은 상태다.

근본적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이상 결국 두 달 뒤에는 유치원들과 똑같은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경기도 어린이집연합회 관계자는 “남 지사의 결정은 환영할 만한 일이기는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땜질식 처방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전국 모든 시·도에 해당되는 일인 만큼 정부 차원의 해결책이 나와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13일 도의회 예산심의를 지켜본 뒤 이사회를 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유치원과 어린이집 간 형평성을 잃었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한 유치원 관계자는 “모두 똑같은 대한민국 국민인데 교육기관에 따라 지원을 달리하는 정책이 어디 느냐”며 “지난해에는 어린이집에 누리과정 지원금이 안나온다고 해서 대거 유치원 이동 사태가 있었는데 올해는 반대가 됐다”고 성토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 경기지회 관계자는 “어린이집 2개월 분을 지원한다면 이미 세웠다가 형평성 문제로 전액 삭감했던 유치원 예산을 다시 세워야 한다”며 “오늘 각 시·군 회장들과 긴급회의를 열어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가정통신문을 통해 학부모들에게도 그간의 사정을 상세히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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