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탄·반탄 ‘갈라진 3·1절’

찬탄·반탄 ‘갈라진 3·1절’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17-03-01 22:34
수정 2017-03-01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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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년 전 ‘만세’ 함께 외쳤던 곳이 대립의 장으로

낮 세종로 태극기 “국회를 탄핵”
오후 촛불 “비정상, 정상화해야”
차벽 사이에 두고 ‘국론 분열’
경찰 적극 대응… 충돌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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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주년 3·1절인 1일 서울 세종대로에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찬반 목소리와 태극기가 넘실댔다. 세종대로 남쪽에서는 탄핵을 반대하는 인파가 태극기와 미국 성조기를 흔들었고, 차벽으로 둘러싸인 북쪽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탄핵 찬성 촛불집회에서는 세월호를 상징하는 노란 리본을 단 태극기가 휘날렸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98주년 3·1절인 1일 서울 세종대로에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찬반 목소리와 태극기가 넘실댔다. 세종대로 남쪽에서는 탄핵을 반대하는 인파가 태극기와 미국 성조기를 흔들었고, 차벽으로 둘러싸인 북쪽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탄핵 찬성 촛불집회에서는 세월호를 상징하는 노란 리본을 단 태극기가 휘날렸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1919년 3월 1일 유관순 열사를 비롯해 수천명의 학생과 시민이 거리로 쏟아져 나가 대한독립 만세를 목 터져라 외친 역사의 현장이 지금의 탑골공원과 경복궁 앞 세종로, 그리고 덕수궁과 남대문을 지나 서울역 앞이었다. 일제의 압제를 떨치고 일어난 순국선열들은 학생이든, 문인이든, 상인이든 그렇게 한목소리, 한목숨이 돼 나라의 독립과 광복을 외쳤다.

꼬박 98년의 세월이 흐른 이곳,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한복판은 애국의 마음에 있어서는 하등 다를 바 없으면서도 극단의 인식과 주장으로 갈라져 서로를 배격하고 적대시하는 군중들에 의해 둘로 갈라졌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을 둘러싸고 탄핵에 반대하는 태극기집회 참가자들과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광화문광장과 세종로 사거리 일대를 가득 메우면서 수도 서울의 중심은 거대한 대립의 소용돌이 속에 온종일 몸살을 앓았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1일 오후 2시부터 세종로사거리를 중심으로 남대문으로 향하는 태평로와 동대문으로 향하는 종로 방향으로 이어진 약 4.8㎞의 도로에서 15차 태극기집회를 열었고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오후 5시부터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경찰 차벽을 사이에 두고 양측 집회가 맞붙은 가운데 같은 시간 3·1절 민족 공동행사준비위원회에서 준비한 풍물놀이 행사까지 겹치면서 인근 지역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을 이루었다.

앞서 오전 11시에는 동화면세점 앞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교회연합 등 보수 개신교 단체가 주최한 구국기도회가 열렸다. 또 낮 12시부터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옛터 앞에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주최하는 1272회 정기 수요집회가 열렸다.

한복을 입고 태극기집회에 참석한 김모(54·여)씨는 “국가가 풍전등화에 처했을 때 유관순 열사가 의롭게 행동했듯, 대한민국을 위해 열사가 될 수 있어 장사를 접고 나왔다”며 “대통령에 대한 편파적 탄핵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 변호인단의 김평우 변호사는 연단에서 “국회를 탄핵하자”며 “전두환 전 대통령이 통치자금 받은 게 뇌물죄지 공익재단에 돈 넣은 게 무슨 뇌물죄냐”고 주장했다.

반면 촛불집회에 나온 직장인 손모(30·여)씨는 “이번 국정농단의 핵심은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이 절차와 법을 어기고 마음대로 국가를 우롱한 것”이라며 “탄핵이 반드시 인용돼 사회의 비정상을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예비 고등학생인 이모(14)군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탄핵 반대 집회도 열릴 수 있지만 종북, 빨갱이 같은 말로 자극하지 말고 서로 존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탄기국 측과 퇴진행동 측은 본 집회 행사가 끝난 뒤 각각 청와대와 헌법재판소 방면으로 가두행진을 벌였으나 시차를 두고 이뤄진 데다 차벽으로 양측을 가로막은 경찰의 적극 대응으로 물리적 충돌을 빚는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은 202개 중대 1만 6000여명의 경력을 현장에 배치했다.

이민영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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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 기자 xin@seoul.co.kr
2017-03-0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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