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왕따될까 ‘청년희망펀드’ 냈다…일본이라면 안냈을 것”

신동빈 “왕따될까 ‘청년희망펀드’ 냈다…일본이라면 안냈을 것”

입력 2017-03-26 10:01
업데이트 2017-03-2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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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서 “대통령 추진 사업…어쩔 수 없이 70억 냈다” 진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연합뉴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연합뉴스
검찰이 대기업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을 둘러싼 뇌물·강요 의혹을 수사하는 가운데 신동빈 롯데 회장이 2015년 빚을 내면서까지 ‘청년희망펀드’에 기금을 낸 것은 대통령이추진한 사업에 롯데만 참여하지 않으면 ‘왕따’를 당할까 봐 우려했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26일 사정 당국 등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해 11월 검찰 특별수사본부에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으면서 이 같은 취지로 진술했다.

신 회장은 2015년 11월 이 펀드에 사재 70억원을 기탁했다.

그해 10월 롯데제과 주식 3만주(지분율 2.1%)를 주당 230만원에 사들이는 등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위해 시가 1천억원 상당의 지분을 개인 돈으로 사들이면서 신 회장 수중엔 사실상 현금이 거의 없는 상태였다.

이 때문에 신 회장은 처음에 기탁 얘기가 나왔을 땐 크게 내키지 않았다고 검찰에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측근이자 그룹의 2인자였던 고(故) 이인원 부회장에게 “여유도 없는데 안 내면 안 되느냐. 꼭 내야 하느냐”고 물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대통령이 추진하는 사업이라 우리만 안 내면 안 된다. 이미 결정된 것”이라며 참여할 것을 조언했다.

신 회장은 검찰에서 “이 부회장이 저만 안 내면 ‘왕따’를 당한다며, 내야 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만 내지 않을 경우 향후 경영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는 취지다.

조사에서 신 회장은 “일본, 미국에 살았으면 기금을 내지 않았을 것”이라고까지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선 실세’ 최순실(61)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재판에서 공개된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의 진술 등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5년 9월 청년희망펀드를 제안해 설립이 추진되자 전경련에 대기업 참여 액수가 결정돼 전달됐다.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은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안 전 수석이 1천200억∼1천300억원을 대기업이 협조하라는데, 어조는 부드러웠지만 부담스러웠다”고 증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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