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가족 “그리움 가득 찬 마음에 카네이션 달 곳 없어”

세월호 가족 “그리움 가득 찬 마음에 카네이션 달 곳 없어”

입력 2017-05-08 14:09
업데이트 2017-05-08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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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 년 전 한 소녀가 곁에 없는 어머니를 떠올리며 달았다는 ‘나는 아직도 어머니를 사랑합니다’란 꽃말의 흰 카네이션.

100여 년 후 세월호 미수습자 수색작업이 한창인 전남 목포 신항에는 카네이션 대신 ‘내 아이를 보고 싶다’는 의미의 ‘노랑리본꽃’만 나부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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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의 시간
기다림의 시간 8일 목포신항에서 펜스 너머로 세월호가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어버이날인 8일 오전 미수습자 가족들은 이날이 어버이날인지도 잊은 채 수색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부모 가슴팍에 달려 있어야 할 카네이션은 돌아오지 않은 아이들 사진 밑에 놓여 붉고 분홍빛의 꽃을 활짝 피웠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 5월 8일 어버이날, 아들을 차가운 바닷속에서 찾지 못한 한 부모는 카네이션을 받는 대신 아들이 좋아하는 축구화를 팽목항에 놓았었다.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아들을 찾지 못한 그 부모는 목포 신항에 인양된 세월호를 보며 아들이 되돌아와 주길 지금도 바라고 있다.

조은화 양의 어머니 이금희 씨는 “우리 은화는 어버이날마다 꼬박꼬박 카네이션과 용돈을 주곤 했다”며 기나긴 수학여행에서 돌아오지 않는 딸을 그리워하며 목포 신항에 놓인 카네이션을 응시했다.

그는 “아흔 살의 시어머니도 모셔야 하지만 우리 은화를 찾고 챙겨드리기로 했다”고 내리사랑을 전했다.

‘내리사랑’의 의미를 하루라도 깨달으라는 어버이날, 감사의 말 한마디 전하지 못하고 갑자기 떠난 어린 자식은 ‘마지막으로 손 한 번이라도 잡아보자’는 부모의 마음을 알지 못하는지 아직도 소식이 없다.

가족들은 “자식도 못 찾았는데, 무슨 카네이션이냐”며 “그리움이 가득 찬 마음에 카네이션을 달 공간이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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