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노태우’ 경비 내년 철수…전직 예우 완전 중단되나

‘전두환·노태우’ 경비 내년 철수…전직 예우 완전 중단되나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5-21 14:17
수정 2018-05-21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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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대통령법, 탄핵·실형 받아도 경호·경비는 제공 가능 규정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한 경호·경비를 중단하라는 국민청원이 진행되는 가운데 경찰이 내년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저 경비 인력을 완전히 철수하기로 하면서 그 배경과 여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심 재판정에 선 노태우, 전두환  서울신문
1심 재판정에 선 노태우, 전두환
서울신문
이철성 경찰청장은 21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두 전 대통령에 대한 경호는)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하는 것”이라면서 “현재 경호는 (대통령경호처에서 하던 것의) 절반인 5명으로 줄였고, 경비는 현재 80명에서 20% 감축했다가 내년 완전히 철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일각에서 나오는 두 전직 대통령 경호·경비 중단 여론에 대해 “국민 의견과 정책 결정이 맞으면 법 개정으로 (경호·경비를) 안 하는 게 맞다고 본다”는 입장을 내놨다.

경찰은 현행 법령에 따라 두 전직 대통령의 경호·경비를 하고 있지만 이에 관해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는 만큼 법령 개정이라는 정책적 판단이 나온다면 경호·경비를 완전히 중단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청장은 “행정안전부에서는 일단 전직 대통령이 가진 정보의 중요성, 신변 안전 여부가 있을 때 사회적 혼란 등으로 인해 유보적 입장(인 것으로 안다)”이라며 관련 법안이 발의돼 있는 만큼 법 개정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은 전직 대통령에 대해 국가가 연금, 기념사업, 비서관·운전기사, 질병 치료, 경호·경비 등 예우를 제공하도록 한다.

이 법은 전직 대통령이 재직 중에 탄핵을 당하거나,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거나, 형사처분을 회피할 목적으로 외국 정부에 도피처 혹은 보호를 요청하거나,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할 경우에 제공되던 예우를 박탈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럴 때도 ‘필요한 기간의 경호 및 경비’는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전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은 ‘12·12 군사 반란 사태’를 일으킨 내란 혐의와 비자금 조성 혐의 등으로 1997년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17년형을 확정받았다. 이에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다른 예우는 모두 박탈됐으나, 경호·경비는 예외규정에 따라 현재까지 제공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1997년 사면된 후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대통령경호처에서 15년간 경호를 받았고, 이후 경찰 경호를 받고 있다. 대통령경호처에서는 경호인력을 10명가량 투입했고, 경찰에서는 올해 1월 5명으로 줄였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두 전직 대통령이) 고령이라 출타가 많지 않은 점 등 때문에 (경호 인력을) 반으로 줄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은 퇴임 후 10년 이내 전직 대통령을 경호처 경호 대상으로 한다고 명확히 규정하고 있는 반면, 행정안전부 소관 법률인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는 필요한 기간의 경호 및 경비를 할 수 있다고 돼 있어 미묘한 차이가 있다.

경찰이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경비 인력을 내년까지 완전 철수하겠다는 것은 최근에 벌어지는 청와대 국민청원 여론에 영향을 받았다기보다는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의경부대 단계적 감축계획’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저 외곽경비는 의경들로 구성된 부대가 담당하고 있는데 경찰은 2023년까지 의경제도를 완전히 폐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사저를 경비하는 의경부대 인력도 연차적으로 감축한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의경부대가 없어지더라도 직업경찰관으로 사저 경비부대를 대체하는 것은 아니며 사저 주변에 상황이 발생하면 투입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두 전직 대통령이 다른 범죄도 아닌 ‘쿠데타’를 일으켜 헌정 질서를 뒤흔든 혐의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고, 전 전 대통령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유혈진압한 죄까지 있는 만큼 경호 예우도 완전히 박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군인권센터·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등 시민단체와 민주화운동 희생자 유족단체는 청와대에 낸 국민청원에서 “한국 현대사에 돌이킬 수 없는 오점을 남긴 범죄자를 혈세로 경호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의경으로 근무 중인 청년들에게 ‘내란 수괴’ 경호 임무를 주는 것은 수치이자 모욕”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뿐 아니라 ‘주요 인사는 경찰이 경호한다’고 규정하는 경찰관 직무집행법까지 개정해야 한다며 청원했다. 이 청원에는 21일 현재 1만1천여명이 동의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이 탄핵을 당하거나 금고형 이상을 받은 전직 대통령에게도 경호·경비는 제공하도록 한 예외규정을 삭제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2016년 12월 발의한 바 있다.

송 의원은 개정 필요성에 관해서 “국가에 공헌한 대통령을 합당하게 예우하고자 하는 법 취지에 어긋난다”고 명시했다. 해당 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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