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이라고 무작정 따라 했다간 법적 책임…안전조치 지켜야
한 지방자치단체의 풍등 날리기 행사.
조상들은 음력 정월 보름날 달이 뜨면 한해 소원 빌며 달집을 태웠다.
소원을 적어 풍등에 날려 보내거나, 들에서 쥐불놀이하고 지역에 따라 횃불 싸움을 즐기기도 했다.
국립민속박물관 이난희 학예사는 “불에는 ‘정화’와 ‘밝음’의 의미가 있어 불을 피우는 것은 사악한 것이나 마음속 잡념을 태우고 밝은 날을 맞는 의식”이라며 “보름달을 잘 보기 위해 불을 피우거나, 사람을 모으고 추위를 쫓기 위한 이유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세시풍속을 전통이라고 아무 생각 없이 따라 했다간 자칫 후회할 일이 생길 수 있다.
특히 ‘풍등 날리기’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
지난해 8월부터 시행된 소방기본법에는 소방서장 등은 풍등이나 소형열기구를 날리지 못하도록 명령할 수 있고 이 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2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한다.
2017년 풍등으로 인해 117억원의 재산피해를 낸 고양 저유소 화재 등이 발단이 됐다.
풍등으로 인한 화재는 2014년 10건, 2015년 4건, 2016년 4건, 2017년 10건, 2018년 5건 등 최근 5년간 모두 33건이나 발생했다.
몇 년 전만 해도 풍등을 띄우는 관광객을 많이 볼 수 있었던 부산 해운대·송정 해수욕장의 관계자는 “풍등 위험성에 관한 인식이 확대되면서 올해는 풍등 관련 신고가 한 건도 없다”면서 “판매자들을 대상으로 한 집중 계도나 단속이 효과를 거둔 것 같다”고 전했다.
쥐불놀이나 달집태우기를 개인적으로 즐기려는 경우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전국적으로 매우 건조한 날씨가 이어져 화재 위험이 큰 상황이다.
부산 소방안전본부의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즐기는 것을 다 막을 수는 없지만, 가급적 안전조치를 한 행사장 등을 이용하면 좋다”면서 “불을 낼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국 소방서는 대보름을 전후해 특별경계 근무에 들어갈 예정이다.
소방청은 “지표면 풍속이 초속 2m 이상일 때나 공항 주변 5㎞ 이내에서는 풍등을 띄워서는 안 되며 고체 연료 지속 시간은 10분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면서 “풍등을 띄우는 곳은 바람의 영향이 적고 주변에 위험시설이 없는 지역을 골라야 하며 예상 낙하지점에 수거 팀도 배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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