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닦는 이용수 할머니
(천안=뉴스1) 김기태 기자 = 이용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14일 오전 충남 천안 국립망향의동산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취재진과 인터뷰중 땀을 닦고 있다. 2020.8.14 뉴스1
국내 첫 위안부 손해배상 청구 소송 판결
대한변협 “일본변호사협회와 노력 다할 것”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1심 재판에서 승소했다는 소식에 이용수 할머니는 “너무 좋다”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 채 눈물을 흘렸다.
이용수 할머니는 8일 “다 여러분들이 힘써주신 덕분”이라며 국민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 할머니는 이날 “오전 10시쯤 뜬 속보를 보고 알았다. 이 소식만 기다렸다”면서 “13일 서울중앙지법에 간다. 전날 먼저 올라가서 따뜻한 온돌방에서 (같은 취지로 제기한 다른 손해배상 소송 1심 선고를)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할머니는 “법원에서 처음 상징적으로 내린 것”이라며 “배상이 중요한 게 아니라 사죄를 받아야 하는데…”라고 말했다. 잠시 말을 멈춘 채 침묵하던 그는 “내가 왜 위안부여야 하느냐”면서 억울함을 토로했다.
또 이 할머니는 “일본이 언제까지 저럴지 모르겠다”면서 “피해자가 있을 때 진정 어린 사죄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돈(손해배상액)이 아니라 사죄를 받고 싶다. 일본 정부가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데 내가 있을 적에 사죄하지 않으면 영원히 사죄를 안 하는 것. 영원히 나쁜 나라가 되는 거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9월 30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제1459차 정기 수요시위가 열리고 있다. 2020.9.30. 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김정곤 부장판사)는 이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우리나라 법원에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여러 건 가운데 판결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피해 할머니 12명 중 7명이 세상을 떠났다. 그간 재판을 거부해온 일본 정부는 이날도 출석하지 않았다.
대한변호사협회 “日 위안부 손해배상 판결 환영”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국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1심 법원이 승소 판결을 내린 것과 관련,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찬희)는 “국민의 재판권을 진일보시켰다”며 환영하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변협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위안부 피해자들의 일본국 상대 손해배상을 인용한 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며 “일본군 위안부 사건은 나치 전범과 함께 20세기 최악의 인권침해 사건임에도 양국의 무책임 속에 오랜 기간 피해회복에 소극적이었다”고 지적했다.
밝은 표정의 김강원 변호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처음으로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은 8일 고(故) 배춘희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들에게 1인당 1억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우리나라 법원에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은 여러 건 있으나, 이 중 판결이 선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할머니 측 소송대리인인 김강원 변호사가 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21.1.8 연합뉴스
또 “우리 법원이 앞으로도 한일 간 법치주의를 확장·강화시키는 역사적 역할을 다하기를 기대한다. 정부는 이번 판결을 존중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권리구제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한변협은 2010년 일본변호사협회와 피해자들의 피해가 회복되는 날까지 함께 노력할 것을 공동 선언한 바 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 교류를 통해 모든 일제 피해자들 명예와 존업 회복 등을 위해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할머니 등 20명이 같은 취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1심 판결은 오는 13일 나온다.
강북구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위한 주민모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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