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당일 오후 9시쯤부터 ‘군중 유체화’
최초 사고 발생 지점은 3.2m로 폭 좁아
특수본, 국과수 3D 시뮬레이션 등 토대로 이태원 참사 원인 분석
경찰 특별수사본부가 13일 이태원 참사가 폭 3ꏭ 남짓의 좁고 가파른 내리막 골목에 인파가 한꺼번에 빽빽하게 몰려 넘어지면서 발생했다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3D 시뮬레이션 감정과 전문가 자문을 종합한 사고 원인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사진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분석 골목 경사. 2023.1.13 연합뉴스
경찰 특별수사본부는 지난해 10월 29일 오후 10시 15분쯤 3m 남짓 좁은 골목에서 발생한 이태원 참사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특수본은 13일 “전도된 사람들로 인해 뒤편에서 따라오던 사람들이 순차적으로 넘어졌고 그 시점부터 이태원역 1번 출구 쪽으로 군중의 이동이 더욱 지체되면서 전도된 지점 뒤편으로 군중 밀집도가 점차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때 넘어진 사람들이 눌림과 끼임으로 인해 발생한 압력으로 사망 또는 부상을 입었다는 게 특수본 설명이다. 특수본에 자문 역할을 한 박준영 금오공대 교수는 피해자들이 평균 224∼560㎏·중(㎏f)의 힘을 받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끼임은 최초 전도 지점부터 약 10m에 걸쳐 발생했으며, 사인은 ‘압착성 질식사’, ‘뇌부종(저산소성 뇌손상)’ 등으로 파악됐다.
이태원 참사 수사 결과 발표
손제한 이태원 특별수사본부장이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에서 수사 결과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1.13 연합뉴스
특수본은 많은 인파가 몰린 이유로 이태원이라는 지역, 좁고 경사진 골목이란 장소적 특성, 코로나 행정명령 해제 등 시기적 요인 등 크게 3가지를 지목했다.
이태원은 외국인 밀집 거주지역으로 이 일대에만 30여개국의 전통 음식을 파는 외국 음식점, 클럽과 라운지바, 노점상 등이 위치해 핼러윈 데이에는 많은 사람이 몰린다.
추모 메시지 남겨진 이태원 참사 골목
경찰청 특별수사본부의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최종 수사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둔 12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골목에 추모 메시지가 남겨져 있다. 2023.1.12 뉴스1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며 실외 마스크 착용, 일정 인원 이상 집합금지, 영업시간 제한 등 여러 방역 조치가 해제된 것도 예년에 비해 인파가 몰린 한 원인으로 특수본은 지목했다.
특수본은 “희생자에 가해지는 압력이 똑같지 않고 형태도 다른데다 사람들의 움직임에 따라 압력이 ‘강해졌다, 약해졌다’ 했을 것으로 추정돼 골든타임을 일률적으로 특정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