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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돌아온 수백년 전통의 멋’…황도붕기풍어제

‘3년만에 돌아온 수백년 전통의 멋’…황도붕기풍어제

이천열 기자
이천열 기자
입력 2023-01-22 14:00
업데이트 2023-01-2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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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볼거리 가득
관광객 연날리기, 소고기꼬치 구이, 떡국에 섬 관광도 매혹

커다란 황소를 마을에서 직접 잡고, 피 흘리며 죽은 소를 해체하는 작업이 진행된다. 어민들은 해체된 소의 12가지 부위를 당집에 제물로 올리고 ‘피고사’를 지낸다. 임경업 장군을 모시는 뱀신과 상극인 돼지는 쓰지 않고, 흠이 없는 수소를 골라 바친다. 어민들은 “물고기를 많이 잡게 하고, 마을에 안녕과 평화를 가져다 주기 바란다”고 손 모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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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도붕기풍어제.
황도붕기풍어제. 풍어와 마을의 안녕을 비는 굿이 펼쳐지고 있다. 태안군 제공
충남 최대 풍어제인 태안군 안면도 황도붕기풍어제가 3년 만에 제모습으로 돌아온다.

태안군은 설 연휴인 23~24일 안면읍 황도리 당집에서 이 풍어제를 연다고 22일 밝혔다. 군 관계자는 “코로나19로 2021년과 지난해는 주민만 모여 하루 약식으로 지냈는데 올해는 전통대로 치른다”면서 “관람객 300~400명이 몰려와 장관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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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도붕기풍어제.
황도붕기풍어제. 어민들이 뱃기를 들고 당집에 오르고 있다. 태안군 제공
볼거리는 첫날에 있다. 23일 오전 6시부터 마을에서 도축사를 불러 수소를 잡는 것으로 풍어제는 시작한다. 잡은 소로 피고사를 지내면 마을회관에서 마을과 가정의 안녕을 비는 세경굿이 펼쳐진다. 어민들이 오색 뱃기를 들고 뛰는 ‘당오르기’는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당집 앞에 뱃기를 먼저 꽂으면 고기를 더 많이 잡는다고 해 죽기살기로 뛰는 모습이 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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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도붕기풍어제.
황도붕기풍어제. 마을에서 잡은 소고기로 꼬치를 만들어 장작불에 굽고 있다. 태안군 제공
피고사가 끝나면 소고기 꼬치를 관광객에게 나눠줘 장작불에 구워먹도록 하고, 점심으로 떡국도 제공한다. 어묵국 등도 제공하고, 마을에서 빚은 술도 관람객에게 나눠준다.

24일 둘째날은 전날부터 이어진 ‘본굿’이 끝나면 당주가 건네준 고기를 들고 자기네 배로 돌아가 날이 밝기 전에 ‘뱃고사’를 지낸다. 용왕제를 지내며 풍어제는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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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도붕기풍어제.
황도붕기풍어제. 어민과 관광객들이 당집 앞에 엎드려 절하고 있다. 태안군 제공
이 풍어제는 오랜 옛날 바다에 나간 어민들이 자욱한 안개로 항로를 잃고 표류하다 당산의 불빛을 따라가 무사히 황도에 도착한 뒤 당산을 신성시해 당집을 짓고 매년 음력 정월 초이틀~초사흘 제사를 지낸 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붕기’는 물고기 가득찬 만선의 어선에 다는 깃발을 뜻한다. 이 풍어제는 1991년 충남 무형문화재 제12호로 지정됐다.

군 관계자는 “관광객 뿐 아니라 사진작가도 많이 찾는 대표 풍어제”라며 “풍어제와 함께 연날리기 등도 즐길 수 있고, 아름다운 섬 구경도 하며 한해의 만복을 비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안 이천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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