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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통에 한푼 두푼… 9번째 기부한 사장님

생수통에 한푼 두푼… 9번째 기부한 사장님

이두걸 기자
이두걸 기자
입력 2023-01-26 01:53
업데이트 2023-01-26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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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천구 ‘령현야채’ 김재우씨

첫 손님과 마지막 손님 매상 저금
1년간 모아 시흥 주민센터 보내
“어려운 시절 받은 도움 되갚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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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우(오른쪽)씨가 지난해 12월 28일 서울 금천구 시흥5동 주민센터에 기부금을 전달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금천구 제공
김재우(오른쪽)씨가 지난해 12월 28일 서울 금천구 시흥5동 주민센터에 기부금을 전달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금천구 제공
서울 금천구 은행나무시장에는 특별한 채소가게가 있다. 매일 첫 손님과 마지막 손님으로부터 올린 매상은 생수통에 들어가고 1년간 모인 생수통 저금액은 기부 활동으로 이어진다. 2014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9년째 계속되고 있다. ‘령현야채’를 운영하는 김재우(62)씨가 미담의 주인공이다.

25일 금천구와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말 시흥5동 주민센터를 찾아 아홉 번째 기부를 했다. 지금은 선뜻 이웃돕기에 나설 정도로 어느 정도 안정됐지만 그 역시 젊었을 때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김씨는 영등포구에 태어난 뒤 다섯 살 무렵 시흥동 판잣집으로 이사를 왔다. 학창 시절부터 부모님의 채소가게에 일손을 보탠 그는 중학교를 졸업한 뒤 본격적으로 생업에 뛰어들었다. 시장에서 밀가루와 그릇, 김치 등을 팔았다. 이후 오랜 고생 끝에 시흥동 은행나무시장에 안착했다.

장사가 어느 정도 자리잡자 시흥동의 어려운 이웃에게 눈을 돌렸다. 어려웠던 어린 시절 시흥동 주민에게서 받은 도움을 되갚기 위해서였다. 2010년대 초부터 조금씩 기부하기 시작해 2014년부터 시흥5동 주민센터와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다.

매년 형편이 어려운 주민들에게 짜장면이나 설렁탕 등을 대접했다. 코로나19 등으로 대면 행사가 여의치 않을 때는 주민센터에 돈이나 물품을 전달했다. 지난해 12월 28일에는 90만 3480원을 기부했다. 기부액은 생수통 저금액을 훌쩍 넘기기 일쑤다. 아내에게는 10년만 기부해 보자고 설득했다.

하지만 10년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을 공산이 크다. 김씨는 “장사를 그만둘 때까지는 꾸준히 저금하고 나누려 한다. 앞으로 힘닿는 데까지 나눔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이두걸 기자
2023-01-26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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