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현장] ‘현장에 답이 있다’ 믿고 두발로 뛰어 취재하는 서울신문 멀티미디어부의 연재물
사막여우 ‘사라’가 유리 틈 사이로 얼굴을 넣고 있다. 사라가 지내는 공간에는 ‘사육사 선생님들이 보살펴준 것을 기억하는 듯 애교가 많고 사람을 너무너무 좋아한답니다!’고 적혀 있다.
‘초원의 청소부’라 불리는 하이에나가 유리벽 속에서 관람객들이 주는 먹이를 기다리고 있다.
물도 없는 2평 남짓한 공간에서 거위가 생활하고 있다.
동물원 유리장 속 다람쥐과 프레리도그가 유리벽을 긁고 있다. 프레리도그는 전형적인 사회적 동물로 500마리 이상 되는 많은 수가 무리를 지어 살아간다.
대구의 한 복합쇼핑몰 지하 1층에 있는 이 동물원에 들어서자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햇빛 한 줄기 들지 않는 동물원에 100여종 3500마리의 생물이 생활하고 있었다. 일부 동물들의 우리는 2평도 되지 않는 좁은 공간이었다. ‘생활’이 아니라 좁은 우리에 갇혀 있었다.
‘영남권 최초의 백사자’로 홍보되는 백사자 두 마리가 대구의 한 실내 동물원에 힘없이 앉아 있다. 실내 동물원 유리벽 속 동물들은 매일매일 같은 삶을 보내고 있다.
유리벽 속 붉은 여우가 시멘트 바닥에 누워있다. 붉은여우는 쥐를 통해 감염되는 질병 페스트를 막아주기 때문에 사람에게 이로운 동물로 평가 받는다.
대전의 한 실내 동물원에서 검은 재규어 한 마리가 ‘정형행동’ 증상을 보이고 있다.
다른 동물들 또한 서식지와는 전혀 다른 시멘트 바닥에다 강한 조명이 설치돼 있는 우리에서 지내고 있었다. 우리 상태가 열악해서인지 대부분의 동물들이 스트레스로 인한 ‘정형행동’의 일종으로 같은 자리를 맴돌거나 벽을 치는 행동을 반복했다.
비가 와 실내 데이트를 하기 위해 방문했다는 한 대구 시민은 “자연에 있던 동물들이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대전의 한 실내 동물원에 있는 반달가슴곰이 원룸 정도 크기 공간에서 지내고 있다.
대전의 한 실내 동물원에 있는 알파카들 주변에 배설물들과 먹이 체험용 당근들이 방치돼 있다.
동물들이 유일하게 바깥공기를 느낄 수 있는 먹이 체험용 구멍. 구멍 크기는 휴대전화 카메라 렌즈 크기와 비슷하다.
동물의 사회적 지위와 복지기준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설립된 비영리단체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이형주 대표는 “입법 취지에 맞게 동물원 내 실질 복지를 보장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서식 환경 기준에 맞추고 야생에서의 행동을 할 수 있도록 해 주는 ‘풍부화’등 세부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실내 동물원에 살고 있는 동물들. 첫 번째 줄 좌측부터 하이에나, 서벌, 슬로 로리스. 두 번째 줄 좌측부터 마모셋 원숭이, 백사자, 킨카주. 세 번째줄 좌측부터 긴팔원숭이, 호저, 히말라야 원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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