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5·18구묘역 찾아 고개숙인 전우원

[포토] 5·18구묘역 찾아 고개숙인 전우원

입력 2023-05-18 15:07
수정 2023-05-18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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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의 만행으로 고통받으셨던 분들에게 죄송한 마음입니다. 비극의 날 광주를 찾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당일인 18일 오전 11시쯤 국립민주묘지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구묘역).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참배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가운데 고(故) 전두환씨의 손자 전우원씨(27)가 깜짝 구묘역을 찾았다.

검정 정장을 입고 구두를 신은 채 모습을 드러낸 우원씨는 한 손에 꽃을 들고 묘역으로 들어섰다.

구묘역 입구 바닥에는 참배객들이 밟고 지나가도록 설치한 ‘전두환 비석’이 위치해 있다. 이날 우원씨는 ‘전두환 비석’을 밟진 않았다. 할아버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차원이라는 게 오월 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초지일관 무표정으로 묘비를 둘러본 우원씨는 이날 이한열 열사, 백남기 농민, 위르겐 힌츠페터 비석 앞에서 참배했다.

우원씨는 “가족들의 만행이 크다보니 제가 광주에 올 수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감사하다”며 “비극의 날 광주를 찾은 것이 잘했다기보단, 오히려 시민분들께서 마음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들이 40년 넘는 세월동안 어려움과 고통 속에서 보냈다는 생각에 마음이 찢어질 것 같다”며 “앞으로 실망시키는 일 없도록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우원씨는 “행위적으로 광주를 오는 것을 넘어서서 오월 희생 정신을 이어받아 가족 관련 진상규명 등이 이뤄지고, 헛된 희생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제가 광주를 왔다는 것만으로도 힘들어하신 분들이 있을 수 있어 ‘죄송하다’는 말밖에 할말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우원씨는 전날 오전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민주화운동 추모식에 참석한 데 이어 오후 병원에 입원 중인 5·18유공자 등과 만남을 갖고 전야제에 참석했다.

우원씨의 민주묘지와 구묘역 방문은 1980년 5월 광주학살 책임자인 전두환 일가 중 처음이다.

광주를 처음 방문했던 지난 3월에는 “할아버지는 학살자”라며 5·18희생자 유족들과 피해자, 광주시민에게 사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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