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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로 가득 메운 민주노총…‘캡사이신 분사기’ 멘 경찰

세종대로 가득 메운 민주노총…‘캡사이신 분사기’ 멘 경찰

김주연 기자
김주연 기자
입력 2023-05-31 18:25
업데이트 2023-05-31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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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 충돌 없이 집회 종료
윤 “(캡사이신) 강경 진압 아냐”
경찰 진압에 금속노련 간부 출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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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열린 ‘노동·민생·민주·평화 파괴 윤석열 정권퇴진! 민주노총 총력투쟁대회’에 배치된 한 경찰이 캡사이신 분사기가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가방을 매고 있다. 2023.5.31 홍윤기 기자
31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열린 ‘노동·민생·민주·평화 파괴 윤석열 정권퇴진! 민주노총 총력투쟁대회’에 배치된 한 경찰이 캡사이신 분사기가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가방을 매고 있다. 2023.5.31 홍윤기 기자
경찰의 삼엄한 경비 속에 민주노총이 31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어 긴장감이 감돌았지만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진 않았다. 서울 곳곳에서 열린 집회로 차로 일부가 통제돼 극심한 교통 정체가 빚어졌다.

민주노총 산하 노조는 이날 오후 2시 용산구, 서대문구, 중구 등에서 사전 결의 대회를 열고 세종대로 일대로 행진해 오후 4시부터 2만여명이 모여 ‘경고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건설노조 수도권남부지역본부 조합원 5000여명은 오후 2시부터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이른바 ‘건폭’(건설 폭력) 수사에 항의하다 숨진 노조 간부 양회동씨를 추모하며 윤석열 정권 퇴진을 요구했다. 이들은 삼각지역∼숙대입구역 한강대로 3개 차로를 점거했다.

건설노조 수도권북부지역본부도 같은 시각 조합원 5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정부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 집회로 고용노동청∼IBK기업은행 구간 삼일대로 4∼5개 차로가 통제됐다.

금속노조 조합원 2500여명은 오후 2시부터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총파업 대회를 열었다. 이후 조합원들은 오후 4시 세종대로 일대에 집결해 민주노총 경고파업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이에 따라 세종대로 동화면세점 부근 4∼5개 차로가 통제됐다. 대규모 집회로 오후 3시 기준 서울 도심의 차량 운행속도는 시속 13.2㎞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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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조합원들이 31일 서울 대한문과 동화면세점 사이에서 노동·민생·민주·평화 파괴 윤석열 정권퇴진! 민주노총 총력투쟁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3.5.31 오장환 기자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31일 서울 대한문과 동화면세점 사이에서 노동·민생·민주·평화 파괴 윤석열 정권퇴진! 민주노총 총력투쟁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3.5.31 오장환 기자
경찰은 이번 집회가 불법집회로 변질할 가능성에 대비해 서울에 80개 경찰부대를 배치하고 최루액 일종의 캡사이신 희석액과 분사기를 준비했다. 보름 전 민주노총 건설노조의 1박 2일 노숙 집회 때와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였다. 집회 곳곳에서는 ‘예비 캡사이신’이라는 안내 표식이 붙은 가방을 볼 수 있었다. 고추 추출물, 알코올 등을 희석한 캡사이신이 집회에 등장한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린 2017년 3월 이후 6년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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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대책회의 참석하는 윤희근 경찰청장
경비대책회의 참석하는 윤희근 경찰청장 경비대책회의 참석하는 윤희근 경찰청장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윤희근 경찰청장이 31일 오전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열린 경비 대책회의를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3.5.31
jieunlee@yna.co.kr
(끝)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오전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열린 경비대책회의에 직접 참석해 “(캡사이신 사용이) 강경 진압이라는 말에 동의할 수 없다. 상황에 따라 현장 지휘관의 판단을 따르도록 했다”고 말했다.

윤 청장은 또 이상원 대법원 양형위원장을 만나 “공무집행방해죄는 처벌 수위가 낮다는 인식이 많아 정당한 공권력 행사를 위축시킨다”면서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엄정하게 법 집행을 할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며 처벌 강화를 요구했다. 이어 “음주로 인한 만취 상태를 형 감경 요소에서 배제하고, 공무집행방해의 재범률이 14%로 다른 범죄보다 높은 만큼 ‘상습범’을 형 가중 요소로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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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금속노련 간부, 경찰 진압에 머리 출혈
한국노총 금속노련 간부, 경찰 진압에 머리 출혈 31일 강제연행에 나선 경찰의 경찰봉에 맞아 머리를 다친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이 쓰러져 있다.
금속노련 제공
한국노총도 경찰의 과잉 진압을 비판하며 대정부 투쟁을 선포했다. 이날 전남 광양제철소 앞에서 하청 노동자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고공 농성을 하던 금속노련 김준영 사무처장이 경찰봉에 맞아 머리 출혈로 병원에 이송된 데 따른 대응이다. 전날 경찰은 같은 장소에서 물병을 던진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했다.

서울 일부 지역에선 보수단체의 맞불 집회도 벌어졌다. 신자유연대 등 일부 단체는 삼각지역 인근에서 “(경찰이) 얼굴에 캡사이신을 뿌려주며 육체적인 교육을 해줄 것”이라며 ‘민주노총 해제’, ‘건설노조 해체’를 연호했다.
김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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