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특사 출소 며칠 앞두고 미귀한 재소자

광복절 특사 출소 며칠 앞두고 미귀한 재소자

입력 2013-07-31 00:00
업데이트 2013-07-3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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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놀고 싶어” 절도까지…모텔서 자고 나오다 덜미

광복절 특사로 풀려나기 한 달여 전에 사회적응 휴가를 나간 재소자가 절도를 하고 도피하다 경찰에 하루 만에 붙잡혔다.

경찰에서 “(사회에서) 더 놀고 싶었다”고 진술한 그는 결국 한순간 충동을 이기지 못해 특별사면이 취소될 위기에 처했다.

교도소에서 꼬박 1년을 지낸 김모(26)씨는 지난 26일 오랜만에 철문 밖 바깥 공기를 마셨다.

형집행 만료 6개월을 남겨뒀지만 다음달 15일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로 선정돼 사회적응 차원에서 ‘교도소 휴가’를 받은 것이다.

김씨는 사회적응 휴가 기간 대부분을 PC방에서 보냈다. 그곳에서 끼니를 해결하며 밤새워 축구 게임을 했다.

모니터가 흐릿하게 보일 만큼 피곤해질 때까지 게임을 하다 지치면 집에 들어가 잠깐 눈만 붙이고 다시 PC방으로 향했다.

시간은 금방 지나갔다.

4박 5일의 휴가기간은 어느덧 끝나가고 김씨는 조급한 마음에 마우스와 키보드를 연방 두드려댔다.

김씨는 교도소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그의 말대로 “바같에서 더 놀고 싶었다.” 앞뒤 꽉꽉 막힌 무채색의 교도소 벽과 모니터 속 휘황찬란한 화면과 요란한 소리는 너무 대조적이었다.

결국 김씨는 30일 오후 4시 교도소 귀소시간을 어기고 말았다.

두려운 마음도 일었다.

혹시나 자신을 경찰관이나 교도관이 잡으러 올까 봐 김씨는 닷새 동안 머물던 집 주변을 떠나 과거 자주 가던 모텔촌을 찾았다.

그곳에서 도피자금과 PC방비를 마련하기 위해 베란다를 타고 넘어 오피스텔에 침입, 동전 등 8만원을 훔쳐 달아났다.

1년여 전에도 이 같은 침입 절도로 교도소를 가게 된 김씨지만 다시 교도소로 들어가긴 싫었기에 다시 남의 집에서 돈을 훔치는 어리석은 행동을 반복했다.

김씨는 훔친 돈으로 모텔에서 잠을 청했다.

다음날 오전 늦잠을 자고 일어나 PC방에 가려고 모텔에서 나오자마자 형사들이 김씨의 양팔을 붙잡았다.

지난 2012년 김씨를 침입 절도 혐의로 붙잡아 구속한 목표경찰서 강력팀 형사들은 김씨가 사라졌다는 소식을 듣고 목포시의 한 모텔촌을 뒤졌다.

그곳에서 탐문을 하던 중 한 모텔에서 나오는 김씨를 발견한 것이다.

경찰은 사회적응을 위해 휴가 나갔다 복귀하지 않은 혐의(형집행 및 수용자 처우에 관한 법률위반)로 재소자 김씨를 조사한 후 교도소로 신병을 인계할 방침이다.

경찰조사에서 김씨는 “더 놀고 싶어서 복귀하지 않았다”, “교도소보다 PC방이 더 좋다”고 말했다.

김씨를 조사한 경찰은 “그가 평소 어수룩하거나 순진해 보였다”며 “광복절 특사로 곧 풀려난다는 것은 알았지만 교도소로 돌아가지 않으면 특별사면이 취소될 수 있다는 데에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형법상 교도소 재소자가 외출이나 휴가 시 복귀하지 않으면 1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김씨를 두 번 붙잡은 ‘악연’을 맺게 된 형사들은 그의 어리석은 행동에 혀를 찼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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