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영화처럼… 외국인 노동자 집단 난투극

조폭영화처럼… 외국인 노동자 집단 난투극

입력 2015-02-12 00:30
수정 2015-02-12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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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서 캄보디아인 10명 적발·7명 도주… 평소 무리지어 다니며 폭행·기물 파손도

경남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부산과 김해 공단에서 일하는 린모(24)씨 등 캄보디아인 6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동일한 국적의 온모(22)씨 등 4명은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말 오후 김해 서상동 외국인거리의 한국인 운영 주점에서 정글도와 각목 등을 이용해 난투극을 벌여 서로에게 전치 3∼5주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부산 사상공단과 김해 한림공단에서 일하는 이들은 평소 무리지어 다니며 세를 과시하는 ‘패거리 폭력배’로 행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김해지역 캄보디아인이 부산 쪽 캄보디아인에게 폭행을 당한 사건으로 당일 시비가 붙어 집단 난투극을 벌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당시 난투극에 가담했지만 아직 붙잡지 못한 7명의 행방도 쫓고 있다.

경남 김해시내 외국인 밀집지역에서 외국인들이 집단 난투극을 벌인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김해의 ‘이태원’으로 불리는 동상·서상동 외국인거리에서는 외국인 간 크고 작은 폭행이나 기물을 파괴하고 술병을 내려치는 등 ‘과격한’ 싸움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들이 신고를 꺼리는 경우가 많아 사건이 외부로 알려지는 경우는 드물다.

2009년 11월에는 인도네시아인 3명과 베트남인 3명이 서상동의 한 외국인 전용 마트 앞에서 시비가 붙어 흉기를 들고 난투극을 벌이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동상·서상동 외국인거리는 금요일 저녁부터 주말까지 많게는 1만명이 넘는 외국인들이 몰린다. 내국인들도 여가활동이나 장사를 위해 오가고 있어 치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거리로부터 신고를 받고 출동하거나 외국인거리에서 순찰 업무를 보는 인원은 주간 2명, 야간 2명에 그쳐 범죄 예방이나 대처에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상동에서 속옷 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외국인 간 다툼이 빈번히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경찰이 신고를 받고 출동했을 즈음이면 사건 당사자들이 벌써 현장을 떠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부산 오성택 기자 fivestar@seoul.co.kr
2015-02-1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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