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치는 줄 알았어요”…가평 공사현장 무너져 4명 부상

“벼락치는 줄 알았어요”…가평 공사현장 무너져 4명 부상

입력 2015-12-20 19:44
수정 2015-12-20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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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보강토 민가 덮쳐…“수차례 민원 냈지만 묵묵부답”

지난 19일 경기도 가평군의 한 야산 공사현장에서 옹벽이 무너져내리면서 야산 아래에 있던 민가 등을 덮쳤다.

이 사고로 주민 이모(86·여)씨 등 3명과 공사현장 굴착기 기사 1명이 구급차에 실려 춘천과 서울 등지 병원으로 나뉘어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20일 가평소방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10분께 가평군 청평면 대성리 이씨 집 뒤쪽의 주택 공사현장에서 옹벽을 쌓던 중 보강토가 무너져 내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산을 깎은 공사현장이라 매우 가팔랐던 까닭에 보강토들이 야산 바로 아래 위치한 이씨 집안을 덮쳤다. 산 비탈면에서 작업 중이던 굴착기도 뒤집혔다.

웬만한 바윗덩이 크기 만한 보강토들이 집 외벽을 부순 것은 물론이고, 마루와 방안에까지 들어왔다.

이씨는 집 안에 갇힌 채 아들에게 전화로 사고 소식을 알렸고, 곧바로 주변에서 119와 112에 신고했다.

이씨는 “저녁 준비 중에 벼락 치는 듯한 소리에 놀라 방문을 열려고 하는데 문이 뒤틀려 열리지 않아 소리만 지르고 방안에 갇혀 있었다”며 사고 당시의 긴박함을 전했다.

집안에 함께 있던 이씨의 지인도 “정말 이렇게 죽는구나 싶었다”면서 “축대용 돌덩이가 얼마나 큰데 그게 집안까지 굴러들어왔다”고 말했다.

다행히 부상자들은 모두 크게 다친 것은 아니지만, 굉음과 순식간에 벌어진 사고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들은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주민들은 이번 사고가 예견된 것이었다며 지난 9월부터 위험성에 대해 군청과 정부기관에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으나 별로 나아지는 것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씨의 아들 정모(58)씨는 “9월에도 집 마당으로 돌덩이가 굴러와 장독이 깨지는 사고가 나 국민안전처에도 민원을 제기했다”면서 “군청으로 민원이 이관돼 잠깐 공사가 중지됐다가 다시 재개돼 또 사고가 난 것”이라고 말했다.

잇따른 문제 제기로 이씨 집 뒤편에 안전 펜스가 간이로 설치됐으나 사고를 막는 덴 속수무책이었다.

또 다른 주민 이모(38)씨도 “제대로 된 안전장치도 없이 공사를 하고 있어 ‘드르렁’ 소리가 나는 날이면 불안해 죽겠다”면서 “군청에 수차례 문제를 제기했는데도 항상 담당자가 외근 중이라면서 살펴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복구 작업이 완료될 때까지 공사를 중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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