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봉화 매몰 광부들, 생환 일주일 만 퇴원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봉화 매몰 광부들, 생환 일주일 만 퇴원

김상화 기자
김상화 기자
입력 2022-11-11 11:06
업데이트 2022-11-11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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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하씨, 11일 오전 퇴원 앞서 기자회견

11일 오전 박정하(62) 씨가 안동병원 로비에서 밝은 모습으로 기자회견을 가지고 “국민들의 성원에 감사드린다”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오전 박정하(62) 씨가 안동병원 로비에서 밝은 모습으로 기자회견을 가지고 “국민들의 성원에 감사드린다”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와준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동료 광부, 119 구조대, 자원봉사자들, 군부대 관계자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습니다.”

경북 봉화군 아연 채굴 광산에 고립됐다가 221시간 만에 ‘기적의 생환’을 한 뒤 안동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던 광부 박정하(62)씨와 박모(56)씨가 11일 퇴원했다. 건강 상태가 전반적으로 호전된 덕분이다.

지난 4일 밤 11시쯤 극적 구조된 지 일주일 만이다.

안동병원 관계자는 “두 박씨는 탈진과 저체온증, 횡문근융해증, 영양불균형을 비롯해 각종 후유증에 대한 처치를 시행한 결과, 퇴원이 가능할 정도로 호전됐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근육통과 심리증상 등 일부 불편을 호소하는 증상들은 가정에서 안정을 취하면서 통원치료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사고 당시 작업반장이었던 박정하씨는 퇴원에 앞서 이날 오전 병원 1층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지금 이 자리에 건강한 모습으로 설 수 있도록 도와준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박씨는 “구조된 뒤 처절한 구조 활동 얘기를 들었다”며 “한 생명이라도 살리려고 한 그 진심이 가슴 깊은 곳까지 느껴졌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이어 그는 광산 등 산업현장의 안전을 위한 정부의 노력도 호소했다.

박씨는 “저는 건강한 모습으로 이곳을 나가지만 전국 각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하고 있는 동료 광부들은 아직 어두운 막장에 있다”며 “부디 이런 사고가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에 대해서는 “안전 점검과 실태 조사로 광부들이 안심하고 작업할 수 있는 작업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전국에 있는 광산 근로자들이 대한민국 발전을 이룩한 산업 전사다. 자부심을 가지고 일해달라. 존경한다”며 일주일간 머물던 병원을 나섰다.

집으로 향하는 박씨의 곁은 아내 이모(63)씨와 아들 박근형(42)씨가 지켰다.

박씨는 강원도 정선군 사북면 자택으로 돌아가 태백시 신경정신외과를 오가며 통원 치료를 받게 된다. 그는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와 허리 통증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박정하씨가 작성한 감사 인사글. 박씨 가족 제공
박정하씨가 작성한 감사 인사글. 박씨 가족 제공
보조작업자 광부 박씨(56) 이날 퇴원 기자회견장에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전화 인터뷰에서 “생사기로에서 건강하고 온전한 모습으로 퇴원할 수 있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며 구조에 나선 소방관 등 구조대원, 국민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는 “(매몰 사고의 아픈) 기억을 꺼내고 싶지 않지만 앞으로 살아갈 날 동안 제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본다”며 “이 일을 계기로 삶의 가치를, 방향을 바꿔 봉사할 줄 알고 사람들을 챙기면서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두 사람은 지난달 26일 오후 6시쯤 발생한 경북 봉화군 아연 광산 매몰 사고로 인해 지하 190m에서 채굴 작업을 하다가 고립됐다.

고립 10일째인 지난 4일 오후 11시 3분쯤 구조돼 안동병원에서 일주일 동안 치료를 받았다.
이철우(정면 중앙) 경북도지사가 퇴원을 앞둔 광부들을 만나 그동안의 노고를 격려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이철우(정면 중앙) 경북도지사가 퇴원을 앞둔 광부들을 만나 그동안의 노고를 격려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안동 김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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