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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닥터] 스마트폰과 암치료 패러다임

[굿모닝닥터] 스마트폰과 암치료 패러다임

입력 2010-01-25 00:00
업데이트 2010-0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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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과 애플 아이폰이 국내 출시 30여일 만에 20만대가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의사로 생활하며 ‘삐삐’의 얼리어답터였던 시절이 엊그제인데 어느새 내 휴대폰은 구닥다리 ‘2G’에 머물러 있는 현실이 새삼 빠른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한다.

유선전화에서 무선전화로, 다시 휴대전화로 이어지는 발전의 요체가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통화’할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이었다면 최근의 스마트폰은 더 이상 통화에 얽매이지 않는다. ‘전화기’가 아니라 통화가 가능한 포터블 멀티미디어, 휴대용 컴퓨터라 할 만하다. 한때 ‘걸면 걸리는 휴대전화’가 광고 카피였다는 게 새롭다. 소위 ‘패러다임의 전환’이란 이런 것을 이르는 말일 터다.

더한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 것은 의학 분야의 변화다. 특히 최근 암 치료 패러다임의 전환이 그렇다. 한때 ‘암입니다.’하는 의사의 한마디가 사형선고와 같던 시절이 있었다.

암을 제거하기 위해 주변 조직을 광범위하게 절제하거나 항암제와 방사선의 부작용을 대부분 감수해야만 했다. 오직 살아남는 것이 목표였고 어떻게든 암과 싸워 이겨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겼다.

하지만 최근에는 어떻게 하면 사는 동안 더 행복할지, 통증 없이 잘 먹고 즐길 수 있는지에 관심을 갖는 의사와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단순한 생명의 연장, 고통스러운 싸움이라는 패러다임에서 암 환자의 삶도 삶이라는, 행복한 삶을 놓지 않는 현명한 관리의 패러다임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스마트폰에서 보듯 의과학기술의 발전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며, 이러한 패러다임의 전환은 매우 긍정적이다. 암 치료의 목적은 암과 싸우는 것만이 아니라 암으로 고통 받는 사람의 아픔을 덜어주는 것에도 있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후자가 더 중요한 것인지 모른다.

통화보다 스마트폰의 특성을 즐기듯 우리가 이뤄낸 성과로 행복을 추구하는 환자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금 기 창 연세대 의대 방사선종양학과교수
2010-01-25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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