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블로그] 검찰 민변 수사, 또 오비이락?

[현장 블로그] 검찰 민변 수사, 또 오비이락?

입력 2015-01-21 00:06
수정 2015-01-21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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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국 사회부 기자
박성국 사회부 기자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뜻의 오비이락(烏飛梨落). 검찰 수사가 사회 현안과 맞물려 시작될 때 이를 지켜보는 법조계 인사들이 즐겨 쓰는 말입니다. 그만큼 검찰이 정치적 목적을 갖고 특정 대상을 상대로 수사권을 휘두른다고 의심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의도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한다’는 게 공식처럼 굳어진 검찰의 반응입니다. 또 까마귀(검찰)가 날갯짓을 시작했습니다. 의문사 규명·과거사정리위원회 등에서 활동한 변호사들의 사건 수임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이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물론 진보 성향 시민단체들은 ‘민변 탄압’, ‘표적 수사’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수사 대상 7명의 변호사 중 6명이 민변 소속이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우선 2~3명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소환한다는 계획입니다.

애초 법조계 안팎에서는 지난해 말 헌정 사상 처음으로 통합진보당이 해산된 이후 ‘검찰의 다음 표적은 민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검찰 입장에서는 각종 공안·노동·집회 관련 사건을 놓고 대립한 민변이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민변 변호사들의 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수사의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도 당혹스러운 분위기입니다. 사실 이번 수사는 지난해 4월 시작된 ‘국가 배상 소송 사기 범죄’ 집중 단속의 연장선에 가깝습니다. 국가 상대 소송을 담당하는 검찰 공판부는 거액의 국가 배상금이 따르는 과거사 재심 사건에 개입하는 전문 브로커가 있다고 보고 관련 기록을 분석해 특수부로 넘겼습니다. 원래 법조 비리는 특수3부 전담이지만 방위사업 비리 수사에 대거 차출돼 특수4부가 맡게 됐습니다. 기초 수사를 진행한 결과 공판부가 의심했던 브로커 개입 정황은 없지만 일부 변호사가 수임이 제한된 사건을 맡아 수익을 올렸다는 게 검찰의 시각입니다.

거센 반발 속에 강제 수사 여부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검찰이 압수수색을 한다면 사건 의뢰인의 정보까지 확보해 공안부가 별건 수사에 나설 여지도 있기 때문입니다. 높이 떠오른 ‘까마귀’는 무엇을 물고 돌아올까요.

psk@seoul.co.kr

2015-01-2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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