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옥 대법관 8일 업무 시작
박상옥 대법관의 임명동의안이 지난 6일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에 대한 대법원 상고심 심리가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박 대법관은 8일 청와대에서 임명장을 받는 즉시 취임식을 갖고 대법관으로서 업무를 시작한다. 지난 2월 17일 신영철 전 대법관이 퇴임한 뒤 비어 있던 한 자리가 약 80일 만에 채워지는 것이다.
박 대법관은 신 전 대법관이 속했던 대법원 2부에 그대로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이 소부(小部) 구성을 개편한 것이 지난해 9월 권순일 대법관 취임 때로, 아직 1년도 안 됐기 때문이다. 대법원의 소부 개편 주기는 통상 2~3년이다.
그동안 2부는 대법관 3인 체제로 사건을 진행해 왔다. 그중에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사건,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횡령·배임·탈세 혐의 사건 등 사회의 이목이 쏠린 굵직한 사건이 많다. 대법관 1명이 빠진 채로 처리하기엔 부담스러웠던 사건들이다. 특히 신 전 대법관 퇴임 뒤 대법관 1명당 50여건씩 사건을 더 떠안을 수밖에 없어 전체적으로 심리가 지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실제 지난달 16일 예정된 ‘발레오전장 금속노조 탈퇴 사건’의 전원합의체 공개 변론이 이번 공백 사태로 연기되기도 했다. 박 대법관은 당장 오는 14일로 선고 기일이 잡힌 ‘강기훈씨 유서대필 재심 사건’을 부지런히 검토해야 할 판이다.
고유 업무와는 별개로 대법원은 내부 갈등을 치유해야 하는 일이 과제로 남았다. 임명 절차가 지연되는 동안 박 대법관에 대한 반대 의견이 법원 내부에서 빗발쳤기 때문이다. 창원지법 통영지원 송승용 판사는 전날 박 대법관의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 회부되기 직전 법원 내부 게시판에 글을 올려 전국 법원 판사들을 대상으로 대법관 임명에 관한 동의 의견을 묻는 설문을 진행하자고 긴급 제안하기도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공백 사태가 막을 내린 만큼 상고심 심리가 정상 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2015-05-08 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