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가다 넘어져 실제 시위 못 해… 집시법 아닌 교통방해죄만 유죄”
시위 허용 시한인 밤 12시를 약간 넘겨 체포된 집회 참가자에게 대법원이 무죄 판결을 내렸다. 실제로 시위를 벌였는지 엄격히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박씨는 2008년 6월 28일 오후 7시부터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열린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 참가했다. 1만명 넘게 참가한 촛불집회는 경찰과 밤샘 대치하는 시위로 바뀌었고 박씨는 시위대 강제 해산에 나선 경찰을 피해 달아나다 29일 밤 12시 10분쯤 붙잡혔다. 검찰은 이듬해 박씨를 집시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지만 야간 시위 금지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이 제청되면서 재판이 중단됐다.
1심 재판부는 “밤 12시부터 10분 동안 야간 시위를 한 것은 현행법 위반”이라는 검찰 주장을 받아들였으나 2심 재판부는 “검거를 피해 도망가다 넘어져 거리에 앉아 있던 상태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된 사실이 인정된다”며 “자정 이후 박씨의 행동은 시위대에서 벗어나는 과정일 뿐 시위하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2015-12-0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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