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만에 김현희 체포경위 등 정리 의문
항소심 “30년 넘어 외교관계 영향 없어”1987년 대한항공(KAL) 858기 폭파 사건 직후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가 작성한 ‘무지개 공작’ 문건 전체를 공개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4부(부장 이승영)는 김치관 통일뉴스 편집국장이 국정원을 상대로 “‘대한한공 폭파 사건 북괴음모 폭로 공작’(무지개 공작) 문건 중 비공개 부분을 공개하라”며 제기한 소송의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무지개 공작’은 KAL기 폭파 사건이 북한의 테러 공작임을 폭로해 당시 대선 환경을 여권에 유리하게 조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수립됐다. 피해자 유족들은 ‘무지개 공작’이 사건 발생 3일 만에 계획됐다는 점에 의구심을 드러내 왔다.
“김현희와 김승일을 체포한 바레인 경찰조차 이들의 신원을 모르던 때에 이미 김승일이 북한과 연결됐다는 내용이 문건에 담겨 있다는 점이 석연치 않다”는 주장이다.
앞서 2007년 국정원은 총 5쪽 분량 중 공작의 목적이 담긴 부분을 포함해 2쪽만 공개했다. 나머지는 개인 실명이 거론되고 안기부 조직 관련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비공개했다.비공개 부분에는 김현희 등 체포 경위와 체포 전 행적, 폭파범이 북한과 연계된 인물이라고 판단한 근거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부는 “국가 안전 보장을 목적으로 한 정보는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는 국정원의 주장을 받아들였지만 2심은 “이 문건은 KAL기 폭파 사건을 대선에 이용하고자 하는 정치적 목적 아래 작성된 것”이라면서 “비공개 정보가 국가 안전 보장을 목적으로 수집·작성된 정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 “작성 후 30년이 넘어 이를 공개하더라도 외교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2019-06-0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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