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으로 사람마다 약효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 찾아냈다

수학으로 사람마다 약효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 찾아냈다

유용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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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07-09 13:30
수정 2019-07-0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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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수학자, 수면장애 치료제 약효 차이 원인 규명, 해결책도 제시

픽사베이 제공
픽사베이 제공
국내 젊은 수학자가 같은 약인데도 사람마다 약효가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와 동물실험 결과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가 달라지는 이유를 미분방정식으로 풀어내 화제가 되고 있다.

카이스트 수리과학과 김재경 교수와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의 청 장 박사 공동연구팀은 동물실험과 임상시험간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과 사람마다 발생하는 약효의 차이를 보이는 이유를 수학적으로 풀어내고 그 해결책을 마련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분자시스템 생물학’ 8일자에 실리고 7월호 표지논문으로도 선정됐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김 교수는 2016년 화이자가 개발 중인 생체리듬 조절과 관련된 신약 효과를 예측하고 검증하는 연구를 맡아 3년 동안 6000만원씩의 연구비를 지원받기로 알려지면서 이미 화제가 된 바 있다.

보통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약효가 있는 후보물질을 찾은 뒤 쥐나 원숭이 등 동물을 대상으로 한 전임상실험을 실시한다. 전임상실험에서 문제가 없는 경우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3차례 실시하고 약으로 만들어져 상용화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문제는 동물에서는 약효가 나타났지만 사람에게서 나타나지 않거나 사람마다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서 신약 개발 과정이 중단되는 경우가 많다.

연구팀은 수면장애와 관련한 치료제 개발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실시했다. 수면 장애는 맞춤형 치료 분야에서 의외로 개발 속도가 느리다. 쥐는 사람과 수면시간이 정반대인 야행성 동물이기 때문에 수면시간 조절 치료제가 생쥐에게는 맞더라도 사람에게는 효과가 없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을 밝혀내면 신약개발이 중단되지 않지만 이를 해석해 내지 못하면 신약개발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맞춤형 시간치료법 개념도
맞춤형 시간치료법 개념도 카이스트 제공
연구팀은 미분방정식을 이용해 가상 실험과 실제 실험을 결합시켜 비교분석했다. 미분방정식은 고등학교 때 배우는 미분으로 만들어지는 방정식으로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현상을 설명하고 예측되는데 많이 활용된다. 분석 결과 주행성인 사람은 야행성 쥐에 비해 빛 노출 때문에 약효가 더 많이 반감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또 사람마다 약효가 달라지는 원인이 수면시간을 결정하는 생체시계 단백질 ‘PER2’ 발현량이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밝혀냈다. PER2 양이 낮에는 증가하고 밤에는 감소하기 때문에 투약 시간에 따라 약효가 바뀐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웨어러블 기기를 이용해 환자의 수면 패턴과 투약에 따라 수면패턴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추적해 최적화된 투약시간을 찾아내 정상적 수면이 가능하도록 한 ‘환자 맞춤형 시간치료법’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김재경 교수(왼쪽), 김대욱 연구원
이번 연구를 이끈 김재경 교수(왼쪽), 김대욱 연구원
김재경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개인별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도록 한 시간치료법을 수학적으로 개발했다는데 의미가 크다”라며 “외국에서는 수학이 의약학 분야에서도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데 이번 연구를 계기로 국내에서도 수학과 다른 분야와의 통합 연구가 활발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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