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이번엔 경기 도중 기권으로 다시 한 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우즈는 1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 소그래스TPC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4라운드 7번 홀에서 티샷을 한 뒤 목이 아프다며 경기를 포기했다.

　3라운드까지 공동 45위에 처져 있어 이미 우승과는 거리가 먼 상황이었던 우즈는 이날도 보기만 2개를 더한 끝에 기권을 선언했다.

　지난주 퀘일할로 챔피언십 컷 탈락에 이어 명예 회복을 노렸던 이번 대회에서도 컷 기준선에 겨우 1타 앞서 가까스로 3라운드에 진출하는 등 이미 스타일을 구긴 우즈로서는 예상 밖 기권으로 또다시 구설에 오르게 된 셈이다.

　스스로 “목 부상 탓에 기권했다.”라고 밝혔지만 벌써 주위에서는 ‘함께 4라운드를 치른 제이슨 본도 목 부상을 눈치 채지 못했을 정도’였다며 진짜 부상이 있는지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가 하면 ‘다음 대회에는 나올 수 있느냐?’라며 우즈가 다시 공백기를 가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차라리 적당히 중하위권에서 대회를 마친 것보다 더 많은 눈과 귀가 우즈를 향해 쏠리게 됐다.

　일단 우즈의 정확한 부상 정도는 다음 주로 예정된 MRI 검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다.

　우즈는 “마스터스 이전부터 통증이 있었다.통증에도 계속 대회에 출전해왔지만 더 이상은 어렵겠다는 판단을 내렸다.”라고 설명했다.

　4라운드 6개 홀을 함께 돌았던 본은 “손목이 안 좋아서 기권하는 줄 알았다.그러나 목 부상이라는 말을 듣고 보니 상당히 상태가 안 좋아 보였다.”라고 말했다.

　2008년 4월 마스터스를 마치자마자 무릎 관절경 수술을 받을 때의 우즈를 떠올려보면 이번에도 부상 상태가 그리 간단치는 않을 수 있다고 전망할 수 있다.

　당시 우즈는 4월 마스터스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다음 날 무릎 수술 사실을 발표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따라서 그때 스타일대로라면 이번에도 부상 사실을 숨기고 대회 출전을 강행하다가 도저히 상태가 좋지 않아지면서 4라운드를 중도에 포기했다는 시나리오를 그려볼 수 있다.

　우즈는 그해 6월 US오픈을 마치고는 다시 무릎 수술을 받아 2009년 초까지 공백기를 가져야 했다.

　일단 정밀 검사 결과를 지켜봐야 하고 다음 대회인 US오픈도 6월 중순이라 아직 여유가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퀘일할로 챔피언십과 이번 대회에서 연달아 부진한 성적을 낸데다 드라이브샷 거리도 시즌 평균 282.9야드에서 이번 대회 264.8야드로 급격히 줄어드는 등 몸 상태에 이상이 있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골프 전문 인터넷 사이트 골프닷컴이 이날 보도한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US오픈 출전은 가능하겠지만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개리 판 지클,마이클 뱀버거(이상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기자와 데이비드 두섹(골프닷컴) 기자 등이 이와 같은 의견을 냈다.

　또 릭 립시(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기자는 아예 US오픈 출전도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기권으로 시즌 최저타수 선수에게 주는 바든 트로피 수상 자격도 잃게 된 우즈로서는 이래저래 2010년은 힘든 한 해가 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