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스타일? 스페인 스타일!

조광래 스타일? 스페인 스타일!

입력 2010-07-22 00:00
업데이트 2010-07-22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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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브라질월드컵 겨냥 ‘한국판 무적함대’ 담금질 기대

조광래(56) 경남FC 감독이 2014년 브라질월드컵까지 축구 국가대표팀을 맡는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21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제4차 회의를 열고 조광래 감독을 단독 후보로 추대, 대표팀 감독으로 확정했다.

이회택 기술위원장은 “선수와 지도자로서 경험이 풍부하고 특히 지도자로 좋은 성적을 내왔다. 이청용, 김동진 등을 발굴하고 육성한 능력도 인정된다.”면서 “영국·독일·이탈리아·브라질 등에서 유학하며 축구공부를 한 열의도 높이 샀다.”고 선임배경을 밝혔다.

경남FC와 대표팀 겸임은 없다고 못 박았다. 대신 일본전(10월12일) 한 달 전인 9월까지 정리할 시간을 주기로 했다. 나이지리아(8월11일), 이란(9월7일)전은 경남 감독직을 맡은 상태에서 치러도 관계없다고 밝혔다.

●2년임기 뒤 2년 연장방식 계약

조 감독은 축구협회 관례대로 ‘2+2 계약’을 맺었다. 2년 임기를 마친 뒤 2년을 연장하는 방식. 원칙은 ‘브라질월드컵까지’다.

연봉은 허정무 전 감독과 비슷한 7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국 축구도 대변신을 눈앞에 뒀다. 최초의 미드필더 출신으로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조 감독은 ‘중원축구 신봉자’다. 올 시즌 경남 돌풍의 이유를 묻는 말에 “미드필더의 짧은 패스로 중원을 장악한 것이 핵심이다. 미드필더의 패싱 플레이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한 바 있다.

‘조광래 축구’는 미드필드를 두껍게 하면서 점유율을 높이고, 짧은 패스로 공간을 열어 간다. 체격이나 체력을 앞세운 힘의 축구보다는 아기자기한 기술축구를 선호한다. 경남에서도 최전방과 최후방의 간격이 겨우 20~30m에 불과한 ‘콤팩트 축구’로 강호들을 잇달아 제압했다. 야인 시절 브라질과 이탈리아, 영국 등을 돌며 선진축구를 익힌 것이 토대가 됐다.

공격수와 미드필더까지 1차 수비 역할을 적극적으로 맡아 빠른 공수전환을 이끌어 내는 것도 핵심이다. 득점 장면을 만들기 위해서는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강한 압박 짧은패스 실리축구 구사

언뜻 이번 남아공월드컵에서 챔피언에 오른 스페인 축구와 겹쳐진다. 스페인의 ‘실리축구’는 세계 축구계의 패러다임을 바꿔 놨다. 패스 성공률을 극대화하면서 볼 점유율을 높이고, 득점 찬스에서는 소수의 공격수가 순도 높은 결정력으로 승리를 이끄는 축구. 미드필드에서 정교한 패스워크를 뽐낸 스페인은 8득점-2실점(7경기)으로 정상에 올랐다. 경남 역시 올 시즌 K-리그에서 7승3무2패(4위)를 거두는 동안 단 9점(12경기)만 내줬다. 득점은 17점. ‘조광래호’가 구사할 축구가 스페인 축구와 비슷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물론 유럽과 태극전사들의 기량 차이는 분명히 있다. 그러나 조 감독이 명쾌한 축구철학을 가진 만큼 한국은 특징적인 색깔을 낼 것으로 기대할 만하다. 조광래 선장이 이끄는 태극호가 ‘한국판 무적함대’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2010-07-22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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