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C 챔피언스리그] “조바한(이란) 꺾고 亞챔피언 된다”

[AFC 챔피언스리그] “조바한(이란) 꺾고 亞챔피언 된다”

입력 2010-11-11 00:00
업데이트 2010-11-11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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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K-리그 성남이 아시아 최고의 클럽을 향한 마지막 여행을 떠난다. 성남은 일본 도쿄국립경기장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치르기 위해 11일 김포공항을 통해 출국한다.

상대는 8강에서 ‘디펜딩 챔피언’ 포항을 꺾은 이란의 조바한. 상황은 좋지 않다. 공격의 핵 라돈치치와 수비형 미드필더로 중원을 지켰던 전광진이 경고누적으로, 포백라인의 신형엔진 홍철은 홍명보호에 승선해 출전하지 못한다. 전력을 다해 붙어도 쉽지 않은 마당에 차포 없이 경기에 나서야 한다.

그래도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선수들과 격없이 동고동락하는 ‘형님 리더십’으로 팀을 결승까지 이끈 신태용 감독의 지략이 남았다.

●라돈치치·전광진·홍철 출전 못해

신 감독은 1차전에서 3-4로 패한 뒤 지난달 20일 홈에서 열린 4강 2차전에서 측면수비수 김성환에게 사우디 알샤밥의 공격의 핵 카마초를 봉쇄할 것을 지시했다. 그 결과 1-0으로 이겨 결승에 진출했다. 신 감독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번에도 무언가를 준비했다. 그는 “대비책이 있다. 조바한은 체격이 뛰어나지만 못 이길 팀은 아니다.”라고 했다. 성남이 1996년 AFC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인 아시아 클럽 챔피언십의 우승을 차지할 당시 신 감독은 선수로 뛰었다. 거침없는 입담, 역동적인 세리머니로 K-리그에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한 2년차 ‘초보감독’은 선수가 아닌 감독으로 챔피언이 될 준비를 마쳤다. 성남이 이긴다면 신 감독은 최초로 각각 선수와 감독으로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주인공이 된다.

2004년 결승에 진출했지만 사우디의 알이티하드와 붙은 결승 1차전 원정경기에서 3-1로 이긴 뒤 홈에서 0-5로 져 준우승에 그쳤다. 고 차경복 감독은 그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고, 2006년 지병으로 별세했다. 성남에는 당시 경기와 차 전 감독과의 이별이 여전히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하늘, 관중석, 광저우에서

그런데 AFC가 이례적으로 차 전 감독을 추억했다. AFC는 ‘asianCoaches Year2010’ 코너에서 차 전 감독을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성남의 리그 3연패를 이끌었다. 현재 성남의 신 감독과 김도훈 코치 역시 그의 제자”라고 소개했다. 성남의 원정 서포터들은 이번 경기에 앞서 차 전 감독을 기리는 서포팅을 준비했다. 김 코치는 “차 감독님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긴다.”고 했고, 차상광 골키퍼 코치는 “하늘에서 지켜보실 차 감독님이 우리를 도와주시리라 믿는다. 우리가 반드시 이겨야 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했다. 차 전 감독은 하늘에서, 경기에 나가지 못하는 라돈치치와 전광진은 관중석에서, 홍철은 광저우에서 성남을 응원한다. 우승컵을 가져 올 준비는 끝났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2010-11-11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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