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호골 구자철, ‘내가 한국의 희망’

3호골 구자철, ‘내가 한국의 희망’

입력 2011-01-15 00:00
수정 2011-01-15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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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철(22)이 또 한번 날아오르며 아시안컵 정상 탈환을 향한 한국 축구의 여정에 희망의 불씨를 지폈다.

구자철은 14일 오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11 아시안컵 축구대회 호주와 예선 2차전에서 모두 67분을 뛰면서 전반 24분 선제골을 뽑아냈다.

한국은 비록 후반 17분 마일 제디낙에게 동점골을 허용해 1-1로 비겼지만 구자철의 전반 선제골 덕에 조별예선에서 가장 껄끄러운 상대인 호주에 패하는 최악의 상황을 면할 수 있었다.

지난 11일 바레인과 1차전에서 두 골을 몰아넣어 2-1 승리를 이끈 구자철은 2차전에서 1골을 추가하며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득점을 모두 책임지면서 대회 득점 순위에서도 선두로 치고 나섰다.

이날 구자철의 활약은 어느 곳 하나 나무랄 데가 없었다.

1차전과 똑같이 지동원 원톱에 ‘처진 스트라이커’로 출전한 구자철은 이날 후반 22분 염기훈과 교체될 때까지 시종일관 날카로운 패스와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상대 진영을 헤집었다.

그리고 전반에 자신에게 돌아온 단 한 번의 슈팅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킬러’ 본능을 뽐냈다.

전반 24분 정성룡이 길게 이어준 공을 지동원이 정면으로 쇄도하는 구자철에게 연결했고 구자철은 수비수와 골키퍼 사이로 오른발로 날카롭게 찔러넣어 선제골을 완성했다.

위치 선정이나 타이밍도 탁월했고 수비수가 달려드는 순간에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슈팅으로 연결하는 노련한 모습도 보였다.

기세가 오른 구자철은 1-0으로 후반전에 들어가자마자 아크 오른쪽 밖에서 정면을 향해 기습적인 왼발슈팅을 시도해 분위기를 달구는 등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다.

후반 7분에는 오른쪽 측면에서 정면으로 크로스를 올려 이정수의 위협적인 헤딩슈팅을 유도하기도 했다.

이 직후 상대 수비의 발에 걸려 넘어지는 바람에 한동안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충격을 받았지만 염기훈과 교체돼 쩔뚝이는 발걸음으로 그라운드를 떠날 때까지 몸을 사리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바레인과 1차전 직후 “아직 처진 스트라이커가 내 포지션이라고 하기엔 많이 부족하다. 앞으로 더 보완해야 한다”던 소감이 무색할 정도였다.

새로 부여된 임무에도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홍명보의 아이들’에서 조광래호의 ‘새 황태자’로 자리매김해가는 구자철이 남은 아시안컵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 지.

이번 아시안컵에서 한국의 51년만의 정상 탈환만큼이나 축구팬들의 가슴을 달구는 또 다른 한 대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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