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12일 개막 박찬호 15일 첫 출격
뜻밖의 동부지역 대지진·쓰나미로 미뤄진 일본프로야구 정규시즌이 12일 개막된다. 한국보다 팀당 11경기가 많은 144경기씩 치르는 대장정에 돌입하는 것. 일본프로야구가 관심을 끄는 것은 한국인 스타들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5명이 포진해 있어서다.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던 ‘맏형’ 박찬호(38·오릭스)와 김병현(32·라쿠텐)이 가세했다. 요미우리에서 뛰던 이승엽(35)이 오릭스로 둥지를 옮겨 틀었다. 여기에 2년째를 맞은 지바 롯데의 김태균(29)과 대박을 터뜨리며 재계약에 성공한 야쿠르트 임창용(35) 등 ‘태극 5형제’가 열도에 한국인 바람을 몰고 올 기세여서 일본 야구계도 주목하고 있다.
우선 박찬호는 일본 야구 풍토에 적응하는 것이 급선무다. 당초 소프트뱅크와의 개막 3연전에서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연습·시범 경기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잇단 보크로 믿음을 주지 못해 15일 고시엔구장에서 열리는 라쿠텐과의 3연전 첫머리로 밀려 선발 출격한다. 박찬호는 무엇보다 일본판 보크 판정에 적응해야 한다. 메이저리그와 달리 셋포지션에서 무조건 1초 남짓 정지 동작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일본 심판의 한결같은 판단이다. 올 시즌 두 자리 승수를 노리는 박찬호에게 걸림돌이 될지 시선이 쏠린다.
‘한솥밥’ 이승엽은 명예회복을 다짐했다. 어느덧 8년 차에 접어든 이승엽은 지난 몇년간 요미우리에서 제대로 타석에 나서지도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오릭스에서 실종된 자존심을 되찾겠다며 벼른다. 하지만 시범 11경기에서 타율 .188에 1홈런 3타점에 그쳤다. 여전히 좌완 투수에게 약점을 보였다. 시즌 30홈런에 도전하는 이승엽은 소프트뱅크와의 홈 개막전에서 최고 좌완 와다 쓰요시와 격돌한다. 첫 경기부터 부담이 되는 상황이다.
●임창용 리그 세이브왕에 도전
기대했던 박찬호·이승엽과 김병현의 맞대결은 무산될 전망이다. 일본에서 재기에 나선 김병현이 왼쪽 발목 부상으로 4~6주 진단을 받았다고 일본 언론이 11일 보도했다. 게다가 김병현은 호시노 센이치 감독의 신뢰를 얻지 못해 마무리 등판도 불명확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12일부터 지바 QVC마린필드에서 열리는 3연전에서 김태균·김병현의 형제 대결도 불발됐다. 지난 시즌 지바 롯데의 일본시리즈 우승에 한몫한 김태균은 2년째를 맞아 보다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겠다는 각오다. 김태균은 “정확하게 공을 때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홈런이 늘 것”이라며 홈런 수를 늘리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오는 26일부터 QVC마린필드에서 이승엽·김태균의 ‘신구거포대결’이 펼쳐진다. 유일한 센트럴리거 임창용은 리그 세이브왕에 도전장을 던졌다. 일본 한 시즌 최다 세이브(46개) 경신과 한·일 통산 300세이브(-36개)도 노린다. 신무기로 ‘너클 커브’를 장착해 기대를 더한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2011-04-12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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