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득점 최고서 최악으로..팬들 원성 높아져
잘 나갔던 롯데 자이언츠가 단독 최하위로 내려앉은 주된 이유로 타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롯데는 지난 시즌에 투수가 쉬어갈 틈이 없는 최고 타선을 자랑했지만 올 시즌 들어서는 8개 구단 가운데 최악의 빈타에 허덕이고 있다.
22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롯데는 올 시즌 타율이 0.233으로 8개팀 중 7위다.
홈런은 5개에 그쳐 최하위로 처졌고, 타점은 49점으로 7위에 머물고 있다.
지난 시즌 타율과 타점, 홈런 등 타격 각 부문에서 압도적인 1위에 올랐던 사실을 고려하면 가공할 공격력이 갑자기 실종된 것이다.
홈런만 해도 작년에는 경기평균 1.39개를 쳐냈지만, 올해는 0.31개에 그치고 있고 타점도 경기평균 5.56점이던 것이 3.06점으로 쪼그라들었다.
최대의 강점이 사라지면서 팬들의 불만도 폭발 직전이라서 롯데는 오히려 홈구장에서 사면초가의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미국 프로야구에서 고안된 OPS라는 지표를 팀에 적용해 작년과 올해 롯데를 비교해보면 상황은 조금 더 명확해진다.
이 공격지표는 출루율과 장타율을 더한 수치로 높을수록 찬스를 잘 만들고 해결도 시원스럽게 잘 해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는 지난 시즌 OPS가 0.813로 8개 구단 가운데 최고였지만 올해는 현재까지 0.608로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시원한 타격과 득점이 리그 최고에서 최악으로 돌변하면서 다수 팬들은 손에 땀을 쥐기보다는 머리에 열이 날 수밖에 없다.
이는 롯데 선수들이 홈구장에서 격려의 말보다는 욕설에 시달리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특히 양승호 감독은 쏟아져 들어오는 비방문자 메시지 때문에 휴대전화 번호까지 최근 바꿨다고 한다.
극심한 타격 부진은 마운드에도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간 롯데는 타력 덕분에 2∼3점 차, 더 나아가 3∼4점 차까지도 후반에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투·타 전체를 지탱해왔다.
하지만 올 시즌 들어 접전에서 무기력한 사례가 더 많이 나타나 투수들도 지난 시즌과는 다른 부담을 안고 있다.
리그의 최약체로 꼽혀 승수를 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한화와의 최근 3연전만 하더라도 2-2로 한 차례만 비기고 나머지 2차례에선 2-4, 1-4로 지고 말았다.
롯데 타선이 지난 시즌과 구성이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은 외국인 타자 카림 가르시아가 퇴출당했다는 것밖에 없다.
타격 부진의 원인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코치진도 해법을 찾을 수 없어 속이 새카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양승호 감독은 타자들이 초반부터 잘하려는 의욕이 과도하기 때문에 스윙이 커져 때려야 할 때 못 때린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롯데는 매년 4∼5월 부진한 탓에 중반기 순위경쟁에서 힘겨워졌다고 보고 올해는 우승을 위해 각별히 초반부터 승수 쌓기에 주력한다는 계획을 밝혀왔다.
최소 목표가 플레이오프 직행을 위한 80승으로 우승 청부사로 영입된 양 감독도 등번호를 ‘80’으로 정한 바 있다.
롯데 타선이 빨리 바닥을 치고 집단 슬럼프에서 벗어나 중반기가 오기 전에 팀을 정상궤도로 올려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작년과 올해 롯데 타력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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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2010년 │ 2011년 현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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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율│ 0.288(133경기) │1위 │ 0.223(16경기) │7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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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점│ 739점(경기평균 5.56점) │1위 │ 49점(경기평균 3.06점) │7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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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185개(경기평균 1.39개) │1위 │ 5개(경기평균 0.31개) │8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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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 773점(경기평균 5.81점) │1위 │ 54점(경기평균 3.38점) │6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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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S │ 0.813 │1위 │ 0.608 │8위 │
│ │(출루율 0.352+장타율 0.461) │ │(출루율 0.306+장타율0.3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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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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