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B] 박찬호, 찬란한 호투

[NPB] 박찬호, 찬란한 호투

입력 2011-04-23 00:00
수정 2011-04-23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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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이닝 6K 무실점 첫승…변화구로 일본타자 농락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박찬호가 일본 데뷔 첫 승을 거뒀다. 22일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세이부전에서 7이닝 3안타 무실점했다. 삼진 6개를 잡고 볼넷 4개를 내줬다. 팀이 2-0으로 이겨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1승 1패. 방어율은 1.98이다.

●완급조절의 힘

완벽한 투구였다. 더 이상 전성기 때 보여줬던 강속구는 없었다. 그러나 완급조절과 타이밍 조절로 일본 타자들을 압도했다. 노림수 싸움에서 매번 앞섰다. 직구와 구속 차이가 거의 없는 슬라이더를 적절히 활용했다. 메이저리그 17년차의 노련미가 빛났다.

사실 경기 초반 불안했다. 구위가 좋아 보이지 않았다. 직구 구속이 여전히 130㎞ 후반에서 140㎞ 초반을 오갔다. 1·2회 곧바로 실점 위기를 맞았다. 1회 1사 뒤 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맞아서 내보낸 것보다 더 안 좋은 흐름이었다. 구위도 압도적이지 않고 흐름도 나쁜 상황. 자칫 스스로 무너질 수 있었다. 그러나 변화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위기를 돌파했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적절히 섞었다. 덤비는 타자들에게 스트라이크 비슷한 공을 던지면서 맞혀 잡는 효율적인 투구를 했다.

2회에도 무사 연속안타를 맞았다. 이후 희생번트로 1사 2·3루. 다시 위기관리 능력이 빛났다. 변화구를 예상하는 타자들에게 몸쪽 과감하게 찌르는 직구와 체인지업을 보여줬다. 이후 흘러나가는 슬라이더. 반대로 슬라이더를 바짝 붙인 뒤 체인지업으로 승부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역시 내야 땅볼과 삼진으로 이닝을 마쳤다. 이후 큰 위기는 없었다. 5회부터는 완벽한 투구내용이었다. 세밀한 일본 타자들에게도 박찬호의 완급조절은 충분히 통했다.

●그동안 우려를 벗다

박찬호는 지난 15일 데뷔전이던 라쿠텐전에서 6과 3분의2이닝 3실점했다.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지만 일말의 불안감이 있었다. 직구 구속이 너무 안 나왔고 고질적으로 지적되던 보크도 또 한 차례 저질렀다. 승부처에서 갑자기 난조에 빠지는 특유의 모습도 다시 보여줬다. 수치상 나쁘지 않았지만 투구 내용은 그리 안정적이지 못했다.

이날은 모든 면에서 나아졌다. 경기 초반 주자가 모이는 상황에서도 여유 있게 공을 뿌렸다. 세트포지션 자세에서 문제될 만한 동작이 안 나왔다. 투구 밸런스에 아무런 영향 없이 의도한 대로 공을 던졌다. 긍정요소다. 직구 구속은 여전히 140㎞대 초반을 찍고 있지만 코너워크가 워낙 좋다. 제구력과 운영능력만으로도 상대를 압도하고 있다. 어차피 구속은 날씨가 더워지면 더 오를 수 있다. 세트포지션에 대한 부담을 덜면 더 빠르게 상승할 수도 있다. 불안요소를 하나하나 제거하고 있다. 전망이 밝다.

한편 이승엽은 이날 선취득점을 해 박찬호 어깨를 가볍게 했다. 2회 첫 타석에서 우전안타를 때린 뒤 야마사키 고지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았다. 3타수 1안타. 타율은 .138에서 .156이 됐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2011-04-2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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