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농구> 하승진 “항의한다고 판정 달라지나요”

<남자농구> 하승진 “항의한다고 판정 달라지나요”

입력 2011-04-23 00:00
수정 2011-04-23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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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KCC와 원주 동부가 벌이고 있는 2010-201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에서는 심판 판정에 대한 항의를 좀처럼 찾기 어렵다.

절친한 선후배 사이인 허재 KCC 감독과 강동희 동부 감독이 맞붙으며 서로 항의를 자제하기로 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강동희 감독은 22일 원주에서 열린 4차전을 패한 뒤 판정에 대한 질문을 받자 “우리 선수들이 심판 휘슬이 나오면 바로 다음 플레이를 준비해야 하는데 좀 민감하게 반응하며 흥분한 것 같다”며 “판정 때문에 졌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또 “항의를 일부러 안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기사에 ‘이번 챔프전에서는 두 감독이 심판에게 항의를 서로 안 하기로 했다’고 워낙 많이 나서 항의하면 또 이상하게 보일 것 같다”며 너털웃음을 짓기도 했다.

게다가 KCC의 최장신 센터 하승진(26·221㎝)도 워낙 심판에게 항의하는 모습을 찾기 어려운 선수다.

골을 넣고 나서 관중석을 향한 특유의 ‘오버 액션’이나 상대 선수와 신경전은 간혹 벌이지만 심판을 상대로는 말 한마디 하지 않는 편이다.

하승진은 22일 경기를 마치고 나서 “항의를 한다고 판정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웃으면서 하는 항의도 항의”라며 “후배 선수들에게 항의하지 않고 경기를 뛰는 선수도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사실 하승진은 장신 선수들이 흔히 그렇듯이 집중 견제에 따른 많은 반칙에 시달리는 편이다.

하승진은 “공을 잡고 슛을 하는 과정이 위에서 이뤄지다 보니 아래서 밀고 들어오는 경우가 많이 있다”고 털어놓으면서도 “판정이 나에게 불리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워낙 큰 체구라 웬만큼 밀어서는 표도 나지 않을뿐더러 ‘나 반칙 당했어요’라며 할리우드 액션을 하기도 부담스러운 키를 갖고 있어 판정에 불만을 품고 있을 법도 하지만 의외였다.

이번 챔피언결정전 네 경기를 치르며 상대로부터 반칙 21차례를 당해 가장 많은 횟수를 기록 중인 하승진은 “어릴 때부터 (판정에) 익숙했던 일이라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런 것을 다 신경 쓰면 어떻게 농구를 하겠느냐”고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승진은 또 “인터뷰에서 이렇게 얘기를 하고 나면 더 책임감을 느껴 항의를 자제하게 된다”며 의젓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승부가 비교적 일찍 결정된 2차전을 제외하고는 매 경기 접전을 벌이며 명승부를 펼치는 올해 챔피언결정전은 두 팀의 깔끔한 매너가 더해지며 더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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