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승 추가땐 대회 4연패
김지석 7단
김 7단은 21일 중국 상하이 화팅호텔에서 열린 국가대항 연승전인 제13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우승상금 2억원) 최종 3라운드 첫판(11국)에서 중국의 구리(29) 9단을 203수 만에 흑 불계승으로 제압, 파죽의 4연승을 내달렸다. 김 7단이 이 대회에서 4연승을 거둔 것은 처음이며, 역대 4전 전패의 구리를 상대로 승리한 것도 처음이다.
이로써 한국은 1승만 보태면 대회 4연패와 함께 통산 11번째 우승을 차지한다. 김 7단은 22일 같은 장소에서 중국의 마지막 선수인 셰허(28) 7단과 외나무 대결을 펼친다. 한국은 원성진 9단과 이창호 9단이 뒤를 받쳐 우승이 유력하다.
이날 중국은 예상을 깨고 셰허 대신 구리를 4번째 주자로 먼저 내세웠다. 구리가 3연승 돌풍의 주인공인 김지석의 천적이나 다름없어서다. 싸움바둑에 능한 구리가 나서자 김지석은 철저히 실리 작전으로 맞섰다. 삼귀를 장악하며 초반 주도권을 잡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구리가 우변 패싸움 실패로 무거워진 백돌을 살리면서 중앙에 세력이 쌓이자 승부는 예측불허의 중앙 혼전으로 치달았다. 김지석이 초읽기에 몰리면서 구리가 흐름을 주도하는 모양새였다.
그러나 승부는 일순간 김지석 쪽으로 기울었다. 김지석은 우상귀에서 패를 만들었고 구리가 어이없이 사활을 착각하는 바람에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구리는 우상귀의 큰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분전했지만 결국 돌을 거두고 말았다.
김 7단은 “초반 흐름이 좋았는데 중반 초읽기에 몰리면서 흔들렸다. 승리하기 어렵다고 봤는데 구리가 우상귀에서 너무 쉽게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2라운드부터 4연승을 달린 김 7단은 연승 상금으로 2000만원을 받았다.
상하이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2012-02-22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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