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선수 체포’ LG 전지훈련 캠프 ‘침통’

’소속선수 체포’ LG 전지훈련 캠프 ‘침통’

입력 2012-02-28 00:00
업데이트 2012-02-28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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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프로야구에서도 경기 조작이 있었다는 의혹이 불거진 이후 LG 트윈스에 최근 2주일가량의 시간은 잠복기와 같았다.

처음 파문이 불거졌을 때만 해도 선수단 분위기는 눈에 띄게 가라앉았고 선수들은 연습경기에서 맥없는 플레이로 일관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정도 항체가 형성된 덕분인지 선수단 분위기는 겉으로는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다.

선수들은 경기 조작이라는 이슈와 거리를 두고 누구도 이에 대해 입에 담으려 하지 않으려 했다.

28일 오후 일본 고치 동부야구장에서 벌어진 오릭스 버펄로스와의 연습경기에 임한 LG 선수들의 모습은 그랬다.

1회초 1사 1, 2루에서 선발 레다메스 리즈가 4번 T-오카다를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우자 더그아웃에서는 우렁찬 박수가 쏟아졌다.

리즈가 이어진 2사 1, 2루에서 중전 적시타를 허용해 실점하고 들어왔을 때에도 선수들은 리즈의 등을 힘차게 두들겨줬다.

4회초 2사에서 유격수 오지환이 까다로운 땅볼 타구를 주저앉은 자세에서 멋지게 건져 올리자 더그아웃 분위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그러나 경기가 어느덧 중반에 접어들었을 무렵 LG는 경기 조작 의혹을 샀던 소속 투수인 K(23) 선수가 검찰에 체포됐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접했다.

그동안 혐의를 강하게 부인해왔던 K 선수가 검찰에 체포됨에 따라 그와 함께 경기 조작 의혹을 받는 P(26) 선수의 소환도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

김기태 감독을 비롯해 일부 코치나 선수들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라면서 담담한 반응을 보였지만 몇몇은 침통한 표정을 지우지 못했다.

충격은 경기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LG는 0-2로 뒤지고 있던 8회초에서 오지환의 2타점 3루타와 김일경의 좌전 적시타로 3-2 역전을 만들었지만, 8회말 2점을 헌납해 3-4로 패하고 말았다.

지난 22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연습경기에서 4-6으로 역전패했을 때 선수들을 불러모아 따끔하게 혼을 냈던 주장 이병규도 이날만큼은 후배들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후 선수들은 삼삼오오 모여 조용히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었고 감독과 코치들, 프런트는 별말 없이 서둘러 경기장을 떠났다.

LG는 경기 조작 의혹이라는 거센 외풍 속에서 이제야 겨우 안정을 찾은 상태였다.

LG는 P선수의 경우 아직 실전 등판 단계가 아니라는 이유를 들어 이번 고치 원정에 데려가지 않았다.

P선수의 개인적인 처지를 고려하면서 다른 선수들이 경기 조작이라는 이슈에 영향을 받지 않고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우려는 조치였다.

그러나 K선수가 한국에서 체포되고 P 선수가 수사 대상으로 다시 강력하게 거론되면서 사그라지는 듯했던 악재가 부활했다.

LG가 기대할 것은 이제 이병규, 최동수 등 베테랑 선수들이 내부 단속을 이끌어 충격파를 최소화하는 길뿐이다.

주장 이병규는 “야구는 자신이 알아서 하는 것”이라며 “프로 선수라면 주위 환경이 어떻든 정신을 차리고 본인의 몫을 하려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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