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돋보기] 외국인 선수들을 거짓말쟁이로 만드는 KBO

[스포츠 돋보기] 외국인 선수들을 거짓말쟁이로 만드는 KBO

입력 2012-12-19 00:00
업데이트 2012-12-19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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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진입을 바라보는 젊고 싱싱한 외국 투수들이 속속 한국 무대로 옮기고 있다. 팬으로서 반길 일이다.

프로야구 삼성은 올 시즌 휴스턴에서 뛰었던 아네우리 로드리게스(25)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193㎝, 91㎏의 당당한 체격의 로드리게스는 최고 시속 152㎞ 강속구와 투심 패스트볼,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한다. 앞서 한화도 볼티모어에서 14경기 출전했던 다나 이브랜드(29)를 영입했고, SK는 클리블랜드 출신 좌완 크리스 세든(29)을 데려왔다.

아직 만 30세가 되지 않은 이들은 MLB 구단도 주목하는 선수들이다. 2005년 콜로라도에 입단한 로드리게스는 지난해 ‘룰5 드래프트’를 통해 휴스턴으로 이적했다. 룰5 드래프트란 마이너리그에서 3년 이상 뛴 선수 중 40인 로스터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를 원 소속구단에 5만 달러를 주고 데려오는 제도다. 이렇게 데려오면 다음 시즌 반드시 25인 로스터에 포함시켜야 하는 부담이 따르는데, 휴스턴이 이를 감수하겠다고 나선 것은 그만큼 잠재력을 높이 샀다는 뜻이다.

이브랜드는 로드리게스보다 더 주목받는 선수. 2005년 밀워키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후 계속 빅리그에 섰으며 2008년 오클랜드에서는 168이닝(29경기)을 던졌다. 2001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5라운드로 지명된 세든도 MLB에서 새 팀을 찾을 수 있는 기량을 충분히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 두 손 들어 환영할 일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마뜩지 않은 점이 있다. 내년 한국 무대에 서게 될 이들의 몸값은 판에 박은 듯 30만 달러(계약금 5만 달러, 연봉 25만 달러)로 똑같다.

그러나 미국 언론 보도를 보면 사실이 아닌 것 같다. 일간 ‘볼티모어 선’은 이브랜드가 보장금액 67만 5000달러와 옵션 22만 5000달러 등 최대 90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보도했다. 한화 구단은 사실무근이라고 강하게 부인하지만, 이브랜드의 올해 연봉이 75만 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현지 언론 보도가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외국인 선수 몸값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도마에 올랐다. 현재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외국인 선수 고용 규정을 통해 첫해 보수를 최대 30만 달러로 묶고 있지만, 이 금액으로 쓸 만한 선수를 잡을 수 없다는 건 구단이나 KBO 모두 잘 알고 있다. 2004년부터 8년째 30만 달러로 고정돼 있는데, 같은 기간 MLB의 최저 연봉은 30만 달러에서 48만 달러로 60% 상향됐다. KBO는 “외국인 선수의 몸값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 그러나 이미 규정이 사문화된 만큼, 대안을 마련할 때란 목소리가 높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2012-12-19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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