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 라운지] 하계 농아인올림픽 배드민턴 대표 정선화

[피플 인 라운지] 하계 농아인올림픽 배드민턴 대표 정선화

입력 2013-07-17 00:00
업데이트 2013-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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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대회… 유종의 미 거둘게요

“마지막 대회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유종의 미를 거뒀으면 좋겠습니다.”

하계 농아인올림픽 배드민턴 대표 정선화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하계 농아인올림픽 배드민턴 대표 정선화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6년 전 인터뷰<서울신문 2007년 4월 20일자 23면>했을 때와 달라진 것이 없었다. 날렵한 몸매에 귀여운 외모까지 스물 아홉 살 나이를 떠올리기가 쉽지 않을 정도.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22회 하계 농아인올림픽(Deaflympics) 대한민국 선수단(단장 여준규 여성메디파크병원장) 결단식에 앞서 장애인 배드민턴의 ‘기둥’ 정선화를 만났다. 그녀는 이 대회에서만 7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어 국내 선수로는 금메달을 가장 많이 수집했다. 그녀는 오는 26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불가리아 소피아 대회에서 개수를 늘리기 위해 나선다.

지난 두 달 동안 서울을 오가며 훈련에 비지땀을 쏟은 경북 김천시청 배드민턴단의 권성덕 감독, 동료 선수 10여명과 함께 김천에서 올라온 길이었다. 권 감독은 “지난 2009년 타이베이대회에서 호흡을 맞춘 뒤 두 달 전 다시 만나 깜짝 놀랐다”고 했다. 몸도 기량도 엉망이었다는 얘기다. 태어나면서부터 전혀 들을 수 없는 정선화는 이도희(42)씨의 수화 통역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2011년 졸업한 천안 나사렛대학에 다니느라 훈련에 집중할 수 없었고 무릎이 좋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권 감독은 두 달 훈련을 통해 4년 전의 기량을 회복했다고 전했다.

정선화는 이번 대회 전망에 대해선 “여러 대회에서 만나본 선수들이어서 체력만 보강하면 풍부한 경험으로 좋은 승부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하루에 여러 차례 경기를 할 수 있어 출국할 때까지 체력을 키우도록 각별히 신경쓰겠다고 했다. 라이벌에 대한 분석을 마쳤느냐는 질문에는 “당연히 이미 끝냈다. 그보다 나와의 싸움이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회를 마치고도 계속 선수로 뛰는 게 어떻겠느냐고 떠보자 “6년 전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나 사랑을 키워 온 일본인 치다 다이스케(33)와 내년 1월 결혼식을 올린 뒤 일본에 살림집을 꾸릴 생각”이라며 “1년에 세 차례만 만나 애잔하기만 한 예비신랑과 행복한 삶을 꾸리고 싶다”고 밝혔다. 각종 대회 우승을 휩쓸다시피 해서 받고 있는 연금은 아버지 정세영(58)씨와 어머니 김정임(55)씨에게 맡기고 본인은 일본에서 일자리를 구할 계획이라고 했다. 아이는 셋을 낳고 싶다는 욕심까지 비쳤다.

정선화는 후배들에게 꼭 남기고 싶은 말을 주문받자 손짓을 동원해 “도전하는 정신과 꿈을 잃지 않는 자세가 중요하다. 도전하고 노력하면서 다양한 체험을 하면 분명히 기회는 온다”고 강조했다.

두 귀의 청력이 각각 55dB 이상이어야 출전할 수 있는 이번 대회는 18개 종목에 90개국 5000여명이 참가하며 한국은 10개 종목 115명의 선수단(선수 69명, 임원 31명, 수화통역 15명)이 출전한다. 선수단은 태권도, 볼링, 배드민턴, 유도, 사격 등에서 금 14개, 은 12개, 동메달 12개를 따내 3위를 지켜내겠다며 여느 결단식의 “파이팅”을 대신해 기합 소리를 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정선화가 걸어온 길

▲1984년 9월 27일 서울 출생 ▲168㎝, 57㎏ ▲애화학교-신건중-미림여자정보과학고-천안 나사렛대학 ▲ 2000년 아시아태평양 농아인체육대회 단체전·여자복식 2관왕, 2001년 농아인올림픽 단체전·여자복식 2관왕·대한민국 맹호장, 2003년 장애인체육대회 단·복식 2관왕, 2005년 농아인올림픽 2관왕 2연패, 2009년 농아인올림픽 3관왕

2013-07-1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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