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손아섭 선수.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구단이 ‘병세가 위중한 아버지의 임종을 함께 하고 싶다’는 손아섭 선수의 요청을 “병세가 정말 악화되면 가라”고 만류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비판을 받고 있다.
박동희 MBC ESPN 해설위원이 21일 게재한 ‘박동희의 야구인’ 칼럼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손 선수는 7월 초부터 아버지의 병세가 악화되자 코칭스태프에게 이 같은 요청을 2차례 했지만 구단은 그때마다 다른 선수와의 형평성을 내세워 요청을 반려했다.
「아들과 야구선수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하던 손아섭은 롯데 코칭스태프에 “아버지 병세가 매우 위중합니다. 아버지 옆에서 잠시만 있도록 허락해주십시오”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전반기 막바지인 데다 팀 성적이 좋지 않으면서 코칭스태프는 “아버지 병세가 정말 악화했다라고 판단했을 때, 그때 가보는 게 어떻겠냐”고 손아섭을 설득했다.」
7월 14일 ‘아버지가 위중하다’는 전갈을 받은 손 선수는 구단에 ‘임종을 지켜보고 싶다’고 다시 요청했으나 구단은 당시 전반기 마지막 경기인 한화와의 3연전을 이유로 손 선수의 요청을 거절했다. 결국 손 선수는 16일 한화와의 3연전을 끝내고 부산의 모 병원을 찾았다.
아버지는 손 선수가 찾아온 지 하루를 못 넘기고 17일 숨을 거뒀다. 의사가 “손아섭 선수, 보통 분들 같았으면 더 빨리 눈을 감으셨을 겁니다. 하지만 아버지께선 ‘둘째 아들을 꼭 보고 눈을 감아야겠다’고 버티고 또 버티셨어요”라고 말했다고 박동희 위원은 전했다.
롯데 자이언츠 이종운 감독.
이종운 감독은 이어 “만약 2차로 선수가 요청했는데 내가 무시했다면 욕을 먹을 일이지만 그런 요청을 듣지 못했다. 어쨌든 그게 사실이라고 해도 감독의 책임”이라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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