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경험이 장점”…“KIA는 원투펀치, 타력이 장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경기를 하루 앞둔 24일 오후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용지관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KIA 김기태 감독(오른쪽)과 두산 김태형 감독이 긴장된 표정으로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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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팀이 너무 앞서가면 안 된다. 두산의 3연패 도전을 막아보겠다. 이길 준비는 다 돼 있다.” (김기태 KIA 타이거즈 감독)
한국시리즈 불패의 KIA와 3연패를 노리는 두산이 KBO리그 36년 역사상 처음으로 대망의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격돌한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예선에서 코치진으로 한솥밥을 먹은 양 팀 감독은 서로를 배려하면서도 우승에 대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24일 광주 전남대 용지관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KIA의 김기태 감독과 양현종, 김선빈, 두산의 김태형 감독과 유희관, 오재일이 참석했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김태형 두산 감독이었다. 그는 “두산 팬들에게 3연패를 약속드리겠다”며 굵고 짧게 출사표를 밝혔다.
2년 연속 정상을 지킨 두산의 사령탑다운, 자신감 넘치는 한마디였다.
올 시즌 정규리그 내내 1위를 유지한 KIA의 김기태 감독 역시 만만치 않았다.
김기태 감독은 쏟아지는 박수갈채에 상기된 표정으로 “정규시즌에서 여러 가지 일을 많이 겪었다. 팬 여러분들과 선수들, 훈련 준비 중인 프런트와 코치진 모두에게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다”고 운을 뗐다.
이어 “김태형 감독님이 3연패 하신다는데, 한 팀이 너무 앞서가면 안 되니까, 재미있게 하기 위해 한 번 막아보겠다. KIA 팬 여러분들과 함께 재미있게, 웃을 수 있는 경기를 하겠다”라고 덧붙이며 각오를 다졌다.
김기태 KIA 감독은 두산의 강점으로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을 꼽았다.
그는 “작년과 재작년 우승팀과 한국시리즈 한다는 게 영광”이라면서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겨야 한다는 것이고, 이길 준비는 다 돼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두산의 오재일이 플레이오프에서 대단한 활약을 펼쳤지만, 다행히 한국시리즈까지 3일간의 휴식기 동안 타격감이 식지 않았을까 기대한다”고 농담도 곁들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KIA가 자랑하는 ‘20승 듀오’와 짜임새 있는 타선에 후한 점수를 줬다.
그는 “KIA는 선발 원투펀치가 좋고 타력이 좋다. 특히 중심타선을 경계해야 할 것 같다. 1번부터 9번까지 골고루 타선이 좋아서 항상 경계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 투수들이 편안하게 자신의 공을 던지면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두 사령탑은 막역한 사이답게 서로를 자극할 수 있는 말은 될 수 있는 한 피했다. 대신 서로에 대한 덕담이 돋보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김기태 감독과는 인연이 많다. 올림픽 예선전 때 날을 세우면서 술 한잔 한 기억이 난다”며 “김기태 감독은 친화력이 굉장히 좋다. 내가 갖지 않는, 친형과 같은 리더십이 있다”고 평가했다.
김기태 KIA 감독은 이에 화답하듯 “김태형 감독님은 잘 생기셨다. 말씀도 잘하시고, 가장 부러운 것은 우승을 많이 했다는 점이다. 실력도 부럽다. 그런 감독과 한국시리즈에서 맞붙게 돼 영광”이라고 했다.
정규시즌 종료 후 충분한 휴식을 가진 KIA는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몸 상태가 나쁘지 않다.
김기태 감독은 “최형우, 이명기 등 여러 선수가 내일 한국시리즈 1차전 경기하는 데 아무 문제 없다. 정상적으로 경기한다. 기대하셔도 좋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시즌 막판 허벅지를 다친 외국인 타자 로저 버나디나도 정상 컨디션으로 한국시리즈를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해 김태형 두산 감독은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두산은 시즌 막판 어깨 부상을 당한 유격수 김재호의 상태가 아직 100%가 아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주로 대수비로 나갔다. 주전 포수 양의지도 허리가 좋지 않아 4차전에서는 빠졌다.
김태형 감독은 김재호와 양의지에 대해 “특별히 안 좋고 그런 부분은 없다”면서도 “(선발 출전 여부는) 내일 다시 한 번 체크해야 한다. 내일 보고를 받아야 할 것 같다”고 확답을 미뤘다.
마지막으로 미디어데이 단골 질문인 ‘시리즈가 몇 차전까지 갈 것 같나’는 질문이 나왔다.
김태형 감독을 비롯한 두산 선수단은 나란히 5차전을 상징하는 손바닥을 펴 보였다. 김기태 KIA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은 엄지 하나만을 치켜들었다. 안방인 광주에서 펼쳐지는 6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내겠다는 각오가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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