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 미투] 빙상계 선수 2명도 성범죄 피해… ‘추가 미투’ 예고

[심석희 미투] 빙상계 선수 2명도 성범죄 피해… ‘추가 미투’ 예고

한재희 기자
입력 2019-01-09 23:10
수정 2019-01-10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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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빙상인연대 “조만간 기자회견 열 것, 추악한 이면 공개…지도자들 고소도 진행”

문체부 “국민 눈높이 맞춰 대책 재검토”
민간 주도 특조단 꾸려 두달내 전수조사
비위 지도자 징계확정땐 IOC 등에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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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숙인 정부
고개숙인 정부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9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청사에서 열린 ‘심석희 성폭행 사태’와 관련한 긴급 기자회견에서 피해자와 국민에게 사과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국가대표 코치로부터 수년간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2)에 이어 빙상계에 ‘추가 미투’가 예고돼 파문이 일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처벌 강화와 전·현직 국가대표팀 전수조사를 골자로 하는 ‘체육계 성범죄 근절 대책’을 내놓았다.

빙상 선수와 지도자로 구성된 ‘젊은빙상인연대’의 여준형 전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는 9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과거 지도자로부터 성범죄를 당했다는 피해 여성 선수 두 명이 심석희 사태를 계기로 용기를 냈다”며 “조만간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내용을 설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피해자들에게 불이익이 가면 안 되기 때문에 공개 방식에 대해 세부 논의 중”이라며 “가해자들에 대한 고소 절차도 밟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젊은빙상인연대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도 “심석희 선수 혼자만이 성폭력의 피해자이겠냐”며 “꾸준히 빙상계의 병폐를 조사해온 결과 다른 선수들도 성폭행·성추행에 시달려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적폐 보호’에만 급급한 대한체육회 수뇌부 아래에선 오히려 선수들에 대한 2차 피해와 보복으로 돌아올 게 분명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하며 “기자회견에서는 여전히 숨죽여 있는 빙상계의 추악한 이면이 무엇인지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심석희 사태’와 관련해 문체부도 이날 서울 도렴동 외교부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문체부는 민간 주도의 특별 조사 단체를 구성해 오는 3월까지 대한체육회와 대한장애인체육회 산하 회원종목단체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조사를 통해 징계를 받은 가해자가 외국에서도 활동할 수 없도록 국제올림픽위원회(IOC)나 국가올림픽위원회(NOCs), 국제경기연맹(IFs) 등에 통보해 협조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영구 제명의 대상도 현재 ‘강간·유사 강간 및 이에 준하는 성범죄’에서 앞으로는 ‘중대한 성추행’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노태강 문체부 2차관은 “(이번 사태는) 그동안 쳬육계가 마련해온 모든 제도와 대책이 사실상 아무런 효과가 없었던 것을 증명하고 있다. 정부는 지금까지의 모든 제도와 대책을 재검토하겠다”며 “최악에는 이러한 사태가 일어난 경기단체를 대한체육회 가맹단체에서 제외하는 것도 검토하겠다. 체육계 식구의 눈높이가 아닌 일반 국민의 눈높이에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9-01-1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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