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 샛별로 떠오른 박소현
박소현
그는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린 국제테니스연맹(ITF) 퍼스트 샤인 유럽 슈퍼시리즈(총상금 1만 5000달러) 단식 결승에서 조안 주거(스위스)를 2-1(6-2 4-6 6-4)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주니어 무대는 18세가 되는 내년 생일까지 허락된다. 이후에는 주니어 명찰을 떼야 하는데, 박소현은 한 해 앞서 프로 코트를 밟았고 무대 첫 ‘축포’까지 제대로 쏘아 올렸다.
지난해 8월 영월서키트 단식 준우승으로 두각을 나타내 올해 초부터 CJ제일제당의 후원을 받기 시작한 박소현은 사실 이미 2년 전에 프로 코트에 서 봤다. 2017년 5월 창원챌린저 본선에 출전, 1회전에서 엄마뻘인 기미코 다테 크룸(49·일본)과 맞서 상대의 기권승을 받아냈다. 이때 나이가 열다섯. 지난해에는 국내 유일의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대회인 코리아오픈 본선에 와일드카드를 받고 출전, 1회전에서 하필이면 우승 후보 키르스텐 플리켑스(벨기에)를 상대했다. 박소현은 “다테 크룸과의 경기는 당시 배운다는 생각보다 ‘한 번 해보자’고 작심하고 맞섰다”면서 “하지만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워낙 다양한 구질의 공을 상대하며 스코어조차 기억 못할 만큼 끌려가다 운 좋게 기권승했다”고 돌아봤다. 코리아오픈에서는 플리켑스를 당해내지 못하고 단 2게임만 거두는 데 그치는 완패를 당했다.
그러나 이 두 차례의 대결은 박소현에게 ‘자신감’을 선사했다. 그는 이후 프로 코트에 6차례나 섰다. 주목받는 성적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경험’이었다. 그는 쿨하다. ‘테니스’라는 인생 최대의 경험을 위해 지난해 학업까지 접었다.
박소현의 주니어 마지막 목표는 뚜렷하다. 주니어그랜드슬램 대회 제패다. 다음달 프랑스오픈을 시작으로 윔블던과 9월 US오픈이 남아 있다. 현재 ITF 랭킹 25위인 박소현은 시드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세리나 윌리엄스(미국)와 시모나 할렙(루마니아)을 ‘롤 모델’로 삼고 있는 열일곱 살의 ‘앙팡테리블’ 박소현. 그의 주니어 ‘시즌 엔딩’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자못 궁금하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2019-04-1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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