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빛의 축제’…AG 개막식 사상최대 ‘수중쇼’

‘물과 빛의 축제’…AG 개막식 사상최대 ‘수중쇼’

입력 2010-11-12 00:00
수정 2010-11-12 16:15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한국선수단, 16번째 입장…16일간 열전 스타트

하늘이 내린 물과 첨단 장비를 동원한 휘황찬란한 조명,그리고 한계를 가늠할 수 없는 인간의 두뇌와 육체가 합작해 그려낸 한 폭의 화려한 영상 수채화.

 12일 밤 7시18분부터 4시간30분 동안 중국 광저우 주장(珠江) 하이신사(海心沙) 광장 특설무대에서 펼쳐진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은 유구한 세월을 거쳐 확립된 중국 문명의 결정판이자 영상 미학의 집약판이었다.
이미지 확대
42억 아시아인들의 최대 스포츠 축제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이 중국 광저우 주장(珠江) 하이신사(海心沙) 특설무대에서 열렸다. 성화가 타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42억 아시아인들의 최대 스포츠 축제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이 중국 광저우 주장(珠江) 하이신사(海心沙) 특설무대에서 열렸다. 성화가 타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 [포토] 광저우AG 개막식 사상최대 ‘수중쇼’

 중국인이 100년간 품어왔던 꿈이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막 식전 공연에서 총연출을 맡은 거장 장이머우의 손에서 완성됐다면 광둥성 및 화남지방을 상징하는 란닝문화는 올림픽 당시 부총감독이었던 천웨이야의 지휘로 중국을 넘어 아시아로 퍼져 나갔다.

 7시18분 ‘강물을 따라 항상 행복하게’라는 노래에 맞춰 주장 세 군데 부두에서 이번 대회 참가 45개국을 상징하는 형형색색의 보트가 차례로 퍼레이드를 펼치며 16일간 항해의 시작을 알렸다.

 보트는 각 나라를 대표하는 조형물을 장식했고 수영 선수 7명이 승선한 한국 선수단 보트는 숭례문과 63빌딩,태극 문양이 박힌 큰 북으로 모양을 냈다.

 총연장 2천129㎞인 중국에서 세 번째로 긴 강 주장은 광저우의 젖줄이자 풍요로움을 압축한 이번 대회 최대 상징물이다.

 바이어탄(白鵝潭)을 출발한 45척의 보트는 화사한 불빛을 발산하며 도도하게 흐르는 주장을 갈랐고 하늘 위로는 중국 개혁의 심장부 광저우의 높게 뻗은 마천루에서 뿜어낸 다채로운 조명이 조화를 이루면서 광저우는 순식간에 빛의 도시로 변했다.

 특설무대 객석을 가득 메운 3만3천여 관중이 개막을 알리는 카운트다운을 일제히 외친 가운데 9시 14개월간 막대한 자금과 시간,노동을 투하해 공을 들인 식전 공연이 펼쳐졌다.

 생명의 기원은 곧 물이라는 의미를 담아 곳곳에서 물이 샘솟고 돛을 형상화한 4개의 LED 대형 스크린이 몸을 일으켜 선명한 광채를 내뿜었다.

 카운트다운과 함께 무대 바로 옆에 자리한 세계최고 높이(600m) 광저우 타워에서는 숫자에 맞춰 쉴새 없이 폭죽이 터졌고 스크린 돛에서 발산한 빛과 폭죽 색깔이 합쳐지면서 주변 하늘은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빨간색으로 온통 물들었다.

 이어 등을 든 무희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고 물을 자양분 삼아 광저우를 상징하는 판자 나무 붉은 꽃이 화사한 얼굴을 활짝 들어냈다.
이미지 확대
12일 광저우시 하이신사에서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 사전공연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광저우시 하이신사에서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 사전공연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녹색 등을 든 180여 소녀 무희들은 해파리처럼 무대를 점령,꽃이 핀 뒤 맞는 따뜻하고 달콤한 인생을 노래하고 스크린에는 란닝 문화를 대변하는 그림과 예술 작품이 이어진다.

 고기를 잡으러 격랑이 몰아치는 바다에 나간 남편과 그들을 기다리는 부인들의 마음을 담은 ‘바다 위의 배’라는 공연에서는 600여 남성 공연단이 4개의 돛 사이에 고정물처럼 자리 잡고 있던 배를 무대 중앙으로 이끌어 내 찬사를 이끌어냈다.

 총 연장 250㎞에 달하고 722개에 달하는 와이어를 이용,풍랑에 휩싸인 배를 실감 나게 표현했다.

 여기까지가 광저우의 과거 문화를 담았다면 광저우를 다양하게 뜻하는 ‘바이윈(白雲)으로 항해’에서는 참가 45개국에 세계로 뻗어가는 광저우와 중국을 소개했다.

 만리장성과 쯔진청,2008년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이었던 궈자티위창(國家體育場)과 독특한 외관으로 눈길을 끌었던 수영장 워터큐브 등 국가 상징물이 스크린을 타고 광저우의 야경과 상하이 엑스포 시설,유인우주선 성공 장면까지 신중국 선포 60주년을 맞아 그간 이뤄놓은 역작이 파노라마처럼 흐른다.

 오와 열을 맞춰 와이어를 이용해 공중과 지상에서 인간이 밀고 당기는 꼭두각시쇼는 개막 행사의 하이라이트다.

 올림픽 정신의 완벽한 구현에 초점을 맞춘 이 공연은 지상에서 조종하는 무리의 움직임에 따라 공중에 뜬 무리가 여러 형상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중국의 문명과 역사는 벌떼 같은 민중의 힘으로 탄생하고 이뤄졌다는 사실을 새삼 강조한다.

 ‘하나가 되자’는 마음으로 지었다는 동심교(同心橋)를 타고 45개국에서 떠온 물을 합하는 ‘합수식’을 치르면서 아시아는 마침내 하나가 됐다.동심교 중심에는 바닥에서 솟구친 성화대가 자리를 잡았다.

 각 나라 민속의상을 입은 무희들이 손을 맞잡고 춤을 추는 것으로 개막 공연의 대미를 장식했다.

 가수 겸 연기자 김현중은 이날 홍콩,대만에서 온 중화권 가수들과 ‘다시 빛나라’라는 테마곡을 중국어로 유창하게 불러 박수를 받았다.

 공연이 끝나고 10시15분부터 각국 선수단이 입장했다.

 일반 주경기장이 아닌 큰 배 모양을 한 무대에서 개막식이 열린 만큼 육상 트랙을 밟고 경기장을 한 바퀴 돈 뒤 저리를 정돈하던 과거 입장식과는 모양새가 달랐다.

 탬버린을 든 남녀 자원봉사자들이 율동으로 흥을 돋운 가운데 각국 선수단은 돛 형상을 한 스크린 사이로 입장,정면에 자리한 관객에게 인사하고 오른쪽과 왼쪽으로 나뉘어 퇴장했다.

 한국 선수단은 태극기를 든 핸드볼 특급스타 윤경신(37.두산)을 기수로 앞세우고 알파벳순으로 16번째 입장했다.
이미지 확대
한국선 수단 ‘ 위풍당당’ 입장
한국선 수단 ‘ 위풍당당’ 입장 기수 윤경신(오른쪽)을 앞세운 한국선수단이 12일 광저우아시안게임 개회식에서 손에 든 태극기를 흔들며 45개 참가국 가운데 16번째로 입장하고 있다. 4회 연속 종합 2위를 목표로 내건 한국은 대회 사상 최대 규모인 41개 종목, 1013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광저우 연합뉴스


 북한은 그에 앞서 7번째로 경기장에 들어왔고 각별한 관계인 중국 관중의 뜨거운 환영 박수를 받았다.

 남자 핸드볼,수영,사이클,배드민턴,농구,배구 등 총 14개 종목 154명으로 이뤄진 한국 선수단은 옅은 파란색 정장에 흰색 하의를 입고 태극기를 흔들며 입장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우렁찬 목소리로 개회를 선언한 뒤 하이신사 주변 곳곳에서 대회 시작을 축하하는 불꽃이 하늘로 높이 솟았다.

 이어 마지막 성화주자였던 중국 다이빙 스타 허중이 폭약 심지에 불을 붙이자 심지를 타고 올라간 불길이 직선으로 성화대를 타고 오르면서 16일간 광저우를 밝힐 성화가 마침내 타올랐다.

 42개 종목,476개 금메달이 걸린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65개 이상을 따내 아시안게임 4회 연속 2위 수성을 목표로 내걸었다.13일 사격과 유도가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 낭보를 전할 참이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5
학생들 휴대폰의 도청앱 설치 여러분의 생각은?
지난 달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김하늘(8)양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정신질환을 가진 교사가 3세 아들을 살해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이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개학을 앞두고 불안한 학부모들은 아이의 휴대전화에 도청앱까지 설치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교사들은 이 도청앱의 오남용으로 인한 교권침해 등을 우려하고 있다. 학생들의 휴대폰에 도청앱을 설치하는 것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오남용이 우려된다.
안전을 위한 설치는 불가피하다.
1 / 5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