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펠프스(미국)나 파울 비더만(독일)에게도 큰 자극이 됐을 것이다. 내년에는 더 열심히 해야 한다”
박태환(21.단국대)의 완벽한 부활을 도운 이방인 지도자 마이클 볼(호주) 코치는 11개월 만에 제 모습을 되찾은 제자의 모습에 흡족해했다. 그는 박태환이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낸 기록은 경쟁자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여기에서 만족해서는 안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볼 코치는 18일 중국 광저우 아오티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경영 종목 경기가 모두 끝나고 나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박태환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그는 ‘선택과 집중’에 대해 다시 한번 강조했다.
“박태환은 자유형 1,500m에는 안 어울리는 선수이며 주무기인 스피드를 살릴 200m와 400m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해 온 그는 이날도 “지도자는 선수가 무엇을 제일 잘할지 결정해야 하는데 박태환의 기록만 놓고 보면 자유형 200m와 400m는 세계 1위다. 하지만 1,500m는 처진다. 그렇다면 결정은 쉽다”며 다시 한번 자신의 뜻을 분명히 밝혔다.
볼 코치는 이어 “지금도 1,500m 훈련을 하는데 정말 잘 하려면 더 열심히 해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200m와 400m에 영향을 준다”면서 “단지 기록을 줄이려고 1,500m를 고집하는, 그런 모험을 할 준비가 나는 안 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4년 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박태환이 자유형 1,500m 금메달을 땄는데 그 때는 강한 상대가 없었기 때문이다. 수영계는 4년, 심지어는 불과 12개월 동안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장린(중국)을 봐라. 작년에 세계 정상급이었는데 이번 대회에서 부진했다. 선수는 잘하는 것을 꾸준히 집중해야 한다. 박태환은 200m와 400m도 뛰어나고 1,500m에서도 잠재력은 있지만 이번 대회 기록을 보면 1,500m는 세계대회에서 명함도 못 내밀 것”이라고 냉정하게 말했다.
박태환이 이번에 금메달을 딴 자유형 100m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제서야 세계 15∼16위권에 들었을 뿐이다.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겠다”며 일축했다.
볼 코치가 생각하는 박태환의 주 종목은 오로지 자유형 200m와 400m 뿐이었다.
그는 “200m와 400m 기록은 무서울 정도로 좋았다. 세계 무대에서도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박태환이 이번 아시안게임 결과에 만족해서는 안된다. 이번 대회 기록으로 내년 세계 대회에서 우승한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더 나아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다시 채찍을 들었다.
볼 코치는 “쑨양(중국)도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고 펠프스도 올해는 부진했지만 내년에는 더 굳은 각오로 나설 것이다. 라이언 록티(미국)나 (자유형 200m 및 400m 세계기록 보유자인) 비더만도 박태환의 이번 대회 기록을 보고 동기부여가 돼 더 열심히 훈련할 것이다. 그래서 박태환도 성공을 이어가려면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자만을 경계했다.
지난해 로마 세계대회에서 실패를 경험한 박태환의 재기를 돕기 위해 지난 1월부터 그를 전담 지도해온 볼 코치는 “오늘 경기가 끝나고 박태환에게 자랑스럽다고 이야기했다. 11개월 전 수영을 계속할지 그만둘지 고민하는 상태였는데, 이 모든 것이 스스로가 열심히 한 결과”라며 뿌듯해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으로 계약이 끝나는 볼 코치는 재계약이 유력한 상황이다.
하지만 볼 코치는 재계약과 관련해서는 “지금 어떻게 돼가는지 모르겠다. (대한수영)연맹과 SK(텔레콤스포츠단)의 논의를 지켜봐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광저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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