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弓 3인방 그녀들에게 오발은 없었다

神弓 3인방 그녀들에게 오발은 없었다

입력 2010-11-22 00:00
업데이트 2010-11-22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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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220 동점 뒤 28-28 · 30-27… 2차연장 끝 AG 4연패

21일 광저우 아오티 양궁장. 날씨는 화창하고 바람도 세지 않았다. 활을 쏘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씨였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관중들의 소란스러운 응원도 원천 봉쇄했다. 관중들은 선수들이 활을 조준할 때 소리를 내면 안 된다. 시야를 방해하는 거울 등도 사용할 수 없게 했다. 조은신 여자 양궁대표팀 감독은 “관중들 방해가 없으니 선수들이 여유가 생겼다. 2년 전 베이징올림픽 때와 같은 불상사는 없을 것”이라며 단체전 금메달을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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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정이 21일 광저우의 아오티 양궁장에서 열린 중국과의 아시안게임 양궁 여자단체전 결승에서 과녁을 향해 화살을 날리고 있다.  광저우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주현정이 21일 광저우의 아오티 양궁장에서 열린 중국과의 아시안게임 양궁 여자단체전 결승에서 과녁을 향해 화살을 날리고 있다.
광저우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신궁 3인방 윤옥희(25·예천군청), 주현정(28·현대모비스), 기보배(22·광주시청)는 인도와의 준결승전을 앞두고 무척 예민해져 있었다. 금메달이 당연하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주현정은 “김칫국부터 마시지 마라. 시합에 들어가기 전엔 모른다.”며 손사래를 쳤다. 실제로 그랬다. 한국은 ‘복병’ 인도를 만나 결승 진출이 좌절될 뻔했다. 221-22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3발로 승부를 가리는 슛오프에서 29-26으로 기사회생했다.

마침내 중국과의 결승전. 이번엔 더 극적이었다. 출발은 좋았다. 첫 3발을 모두 10점에 꽂았다. 세계 수준에 올라온 중국의 저력도 만만하지 않았다. 오히려 위기를 맞았다. 주현정이 3엔드 4발째를 7점에 쏜 것. 관중석은 술렁였다. 마지막 4엔드를 남겨두고 중국에 165-168, 3점차나 뒤졌다. 4엔드. 첫 3발에서 한국은 10-9-10점을 맞혔지만 상대편이 실수하기를 기다리는 처지가 됐다. 그러나 중국도 실수했다. 9-8-9점을 쏴 194-194 동점이 됐다. 이젠 3발만이 남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주현정이 실수했다. 8점. 한국 응원석에선 탄식이 터졌다. 기보배도 윤옥희도 9점에 그쳤다. 중국이 9점씩만 쏴도 이기는 상황. 긴장한 중국이 8-8-10점을 쏴 220-220 동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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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결승에 이어 또 슛오프를 해야 했다. 조 감독은 주현정에게 “어깨가 너무 빠지는 것 같다.”며 자세 교정을 해줬다. 곧 효과가 있었다. 9-9-10점을, 중국은 10-9-9점으로 맞서 또 동점이었다. 두 번째 슛오프. 이번엔 주현정이 먼저 10점을 꿰뚫어 실수를 만회했다. 덩달아 기보배와 윤옥희도 10점을 맞히며 기세를 올렸다. 주눅이 든 중국은 에이스 청민이 10점을 뚫었으나 한 번도 실수하지 않았던 장윈루가 7점으로 무너졌다. 대표팀과 조 감독은 얼싸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이로써 한국 여자양궁은 1998년 방콕 대회 이후 단체전 4연패를 일궈냈다. 지난해 말 여성 첫 사령탑으로 화제가 됐던 조 감독은 “긴장은 됐지만, 질 거라고는 생각 안 했다.”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그는 “단체전 3명을 선발하는데 고심이 많았다.”면서 “첫 번째는 시간에 쫓기지 않고 빨리 10점을 쏠 수 있는 주현정을 골랐고, 두 번째로는 경험이 적지만 편안하게 쏠 수 있는 기보배, 마지막은 해결사 역할을 할 윤옥희를 골랐다.”고 밝혔다. 주현정은 “7점을 쐈을 때 가슴이 철렁했다. 살 떨리는 경기였다.”고 말하자 윤옥희는 “마지막 1발에 승패가 걸려 있어서 힘들었다.”고 거들었다. 대표팀 막내인 기보배는 “서로 믿음이 있어서 가능했다.”며 활짝 웃었다.

광저우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2010-11-22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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